여익구 동지 영전에 올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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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제철 작성일2012.06.08 조회4,205회 댓글1건본문
여익구 동지,
당신과 나는 비슷한 시기에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로 걸어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에 젊은 시절, 한번도 만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10여년 전 우연히 어느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우리가 서로 만난 일은 없지만 나는 당신을 알고 있었고, 당신도 나를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반가웠고, 그 후 오늘날까지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늙어가는 모습에서 내가 늙어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마 당신도 내 주름진 얼굴에서 당신의 주름살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떠난 이 자리에 나는 더 짙은 슬픔을 느낍니다.
여익구 동지,
당신께서는 젊은 시절 민중불교운동을 이끌면서 기성불교의 타성과 권위주의와 무기력을 비판하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렇게 어이 없이 가셨습니까?
왜 좀 더 살아서 우리들에게 무엇이 진정한 자성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쇄신인지 일러주지 않고 가셨습니까? 부처님 제자 되는 길이 결코 안일하고 방탕해서는 안 된다고 왜 좀 더 깨우쳐 주지 않고 가셨습니까?
당신은 이 생애서 결코 편안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슬픔은 더 깊기만 합니다. 부디 편안하게 숨을 거두시고, 좋은 세상에 왕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56년 6월 현충일에
윤 제 철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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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여익구 선배님!
부디 극락 왕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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