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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던 제주도의 밤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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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양미 작성일2012.08.28 조회4,419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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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일요일밤부터 월요일 저녁까지 겨울잠을 자는 곰마냥 그렇게 잠만 잤습니다.
3일간 어찌나 먹어댔던지 배고픈지도 모르고 잤습니다.
2~3일을 꼬박 새우고도 끄떡없던 그런때도 있었는데, 나이를 무시 못하는 가 봅니다.
고갈난 체력에 우울함이 더해집니다.
 
눈을 떠보니 또 다른 밤이 되었습니다.
행사장 옆 수영장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선배님들과 별 헤며 노래부르던 제주도의 밤은 오간데 없고
태풍전야의 벌건 밤하늘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설레임을 안고 도착한 제주공항...
부슬부슬 내리는 비도 아랑곳없이 들뜬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갑니다.
자연사박물관을 들려 도착한 4.3 추모공원에서는 잘 알지 못했던 제주도의 슬픈 역사를 함께 느끼게
해 주었고, 한많은 영령들을 위한 기도의 시간은 남아 있는 가족들, 모든 제주도민들을 위한 작지만
따뜻한 이해의 마음을 품게 해 주었습니다.
물회며 고등어조림의 맛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배부르게 해 주었습니다.
부숴지는 파도사이사이 하얀 거품들이, 또 처얼썩 거리는 음향의 효과가 바다를 바라보는 시야를
열어주고 움추러 들었던 마음을 활짝 펴게 해줍니다.
 
비가 쏟아지는 관음사에서의 머무름은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고, 2박3일간의
여정이 무사원만회향 되기를 바라는 기도의 마음도 내게 해주었습니다.
도착하기전 이틀간 내린 폭우로 전현선 선배님께서 주선해 주신 사려니숲길을 못가게 된 아쉬움은
비자림 숲길이 대신해주었고, 성산민속마을 냉바리의 구수한 입담은 제주도 여행을 절정으로 치닫게
해주었습니다.  어찌나 웃었던지 어찌나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웃음을 주던지 카드 찍 긋고 왔습니다.
 
관광 1,2호차 모두 모여 저녁 먹는 시간...
횟집이 떠나갈듯 여기저기 건배제의에 잔 기울이고 부딪치는 소리가 정겹습니다.
초기선배님들은 나이를 잊으신 듯 쩌렁쩌렁 '위하여'를 연신 외치십니다. 
저녁값을 단독 계산해버리신 김평기 선배님..."사랑합니당~"
 
새영교의 야경은 저녁식사후 산책길에서의 만난 풍경치고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그친 후라 더욱 상쾌한 밤공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음속 사진한장되어 콕 박혀버렸습니다.
 
동문대회 장소인 애월읍 제주리조텔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비와 땀에 쩌든 몸을 씻어내고 잠을
청했습니다.  커텐 사이로 내리쬐는 빛줄기로 눈부신 아침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화창하다 못해 찌는 듯이 더운 제주도의 여름을 만났습니다.
 
약천사의 8만불과 오백나한님들의 모습은 이곳 스님들과 불자님들의 신심을 느끼게 해주었고,
법당안에서 대불련 동문들이 함께 드린 예불은 마음을 경건하게 해 주었습니다.
구석구석 돌지 못하고 나와 아쉬움이 남지만 관음사, 약천사를 다 들려 참배의 시간을 갖고 갈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주상절리와 중문해수욕장에서 바다와 어우러진 자연경관에 흠뻑젖어 시간을 보낸 후 중문에 위치한
천제연 폭포로 갔습니다.
폭포가 만들어 내는 물웅덩이 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려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듯 합니다.
비가 내려야 떨어지는 폭포의 웅장함을 볼 수 있다는 엉또폭포를 못가본 서운함도 잠시 어린아이
마음으로 천제연 폭포에서 보낸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전복탕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시 리조텔로 향했습니다.
행사장은 제주지부원들이 행사준비를 하느라 분주했고 속속 도착하는 전국의 동문들로 리조텔도
붐벼갔습니다.
 
성천스님의 범패공연으로 오프닝행사가 시작되고, 이어서 입제식이 거행되었습니다.
팜플렛에 나와 있는 축사의 숫자를 보고 허걱하고 있었는데, 김진희 선배님의 마지막 축사라는
멘트는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뭐든지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한 듯, 짧은 듯 한 것이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두장짜리 격려사 한장으로 줄여 말씀해 주신 명호근 총재님...멋져부러 잉~
 
어울림의 시간...
허걱~ 관광할때 함께 타고 계시던 최은희 선배님의 진행으로 모두가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레크레이션의 대가가 함께 타고 계신 줄도 모르고 버스안에서 까불거리던 제 자신이 어찌나
창피하고 작아지던지...선배님 귀엽게 봐주세요~~~
첫날의 일정이 밤늦게 끝나고도 아쉬운 자리는 방마다 술자리가 이어지고, 지역을 떠나, 나이를
떠나, 성별을 떠나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쏟아질 듯 별들로 가득찬 밤하늘은 또다른 새벽을 맞고 있었습니다.
 
눈을 붙이기가 무섭게 모닝콜과 동시에 리조텔에서 들려오는 도량석에 놀라 눈을 떴습니다.
바리메 오름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의 모습, 그리고 그곳에서의 아침예불...
곳곳에 그 울림이 닿아 정녕 이 나라가 불국토되는 그런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을 먹고 시작한 둘째날의 일정...
떠나기 전날 부터 짐챙기랴 제주도 사투리 공부하느라 밤새고 출발했더니 이틀간의 부족한 잠은
하필 귀중한 곶자왈에 대한 설명과 불교문화 영상투어시간에 밀려들었습니다.
저빼고 다 잘 들으셨겠지요???
 
회향식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다른 지역 동문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향하는 1호차에 몸을
싣고 금산공원으로 갔습니다.  김남수 선배님 덕분에 길도 없는 곳으로 들어 오지체험하고 제주도
떠납니다.  넘어지고 긁히고...그마저도 추억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아니 훗날 10회 동문대회를
얘기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할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손권찬 선배님이 제안하시고 일부러 달리기에 져주셔서 아이스크림으로 목마름을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만큼이나 선배님의 배려와 선후배에 대한 사랑도 달콤합니다.^^
 
2박3일간의 여정은 눈감았다 착륙소리에 놀라 깬 그 허탈함처럼 꿈같은 시간이 되었고, 낯익은
공항근처의 풍경은 속세로 귀향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일상생활속 일탈의 시간 2박 3일...
마음 한구석 또다른 추억의 장이 되어 간직될 것 같습니다.
 
동문대회기간내내 함께 해주신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또 이번대회 이끄시느라 애쓰신 윤제철 회장님, 손권찬, 한인자 선배님 감사합니다.
장영미, 강손주, 유선재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부원들 이끌고 바다건너 와주신 각지부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준비하느라 불철주야 애쓰셨을 제주지부장님을 비롯한 제주동문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차려놓은 밥상에 마주 앉아주신 전국에서 모이신 동문님들...
우리 모두가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문대회 처음 참석이라 간사로서의 임무는 허술하고 미비했지만 넒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간사로서가 아니라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대회의 즐거움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동문대회를 마치고서야 찾아 온 태풍...고마운 마음으로 맞아 가정가정에 아무 피해없이
잘 돌려보내시길 바랍니다.
 
겨울잠 자고 일어나 먹이 찾아 헤매는 곰...연화수(허양미의 법명) 다녀갑니다.
 
허양미 합장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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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지금 학교 지붕이 날아 가려고 들썩입니다. 이러한 태풍 한 가운데서도 허양미간사의 글을 대하고 나니
꿈 속을 거닐듯 2박3일의 제주에서의 감동이 전해져 웃고 있습니다.
 전 사람들이 참 좋았습니다.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실 서울 가신 울 오빠, 언니!>
다 만나 안아주고 예쁘해 주셔서 만 사랑 다 받은 것 같았습니다.
<언제나 누부야, 언니야>가 되어
 너무 예쁜 우리 후배들께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 또 다짐 했습니다.
어제까지 한 일은 생각 안 할 것입니다.
오늘 부터 또 최선을 다하고
선배님들 공경하고 후배들 사랑하며
내가 받은 사랑만큼 대불련,동문회 아끼며
정진하겠습니다.

손권찬님의 댓글

손권찬 작성일

허간사 고생 많이 했습니다.
김평기 상임이사의 저녁 찬조는 모두들 다시 알아야 할것 같습니다.
2부 행사때 인사를 시켜야 하는데 실수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명인교수님 인사도 빠졌고..
찬조 문화는
알리고 또 알려야 할 사항입니다.

이자옥님의 댓글

이자옥 작성일

나 기행문 안 써도 되겠네!! 허양미 간사님 고마워요. 이렇게 멋진 글 길게 써 주셔서.
감동이었어요. 가는 곳마다 견문, 감상 빠뜨리지 않고 섬세하게 다 그려냈고,
재치있고 정감있는 표현 멋져요.
버스안에서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가던 사회도 일품이었고,
곱고 야무진 목소리의 제주도 사투리학습도 재미있었어요.
발빠르게 간사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중에도
여행자로서의 넉넉한 서정을 그려내는 글솜씨 참 대단해요.
아주 머언 젊은날, '빛을 찾는 젊은 구도자'를 외치며 초발심으로 만난 우리는
제각기 다른 삶의 질곡을 걸어오면서도
언제나 변치않는 도반이요, 형님이고 아우였지요.
동향의 배를 탄 우리, 서로를 이끌어주고 쓸어안으며
무한의 세계로 나아갑시다. 정진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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