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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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호석 작성일2012.03.22 조회3,181회 댓글2건본문
잘못된 도로명주소, 왜 침묵하는가 | ||||||
[기고] 박호석 법사 “죄인 되지 않으려면 불교계 나서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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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뀌는 도로명주소를 홍보하는 광고판과 현수막이 길거리에 간간히 보이더니만, 최근에는 집으로 배달되는 행정기관의 문서가 수발신인 모두 새로 바뀐 도로명주소로 적혀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바뀐 집주소를 본인도 잘 모르는데 말이다. ‘정말 이대로 결정돼버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더구나 지난여름 도로명주소의 폐해를 지적하고 즉각 폐기를 강력히 주장하던 그 열기는 어디가고 불교계도, 시민단체도 그저 침묵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간간히 ‘지금에 와서 도로명주소가 별 실효성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수천 억 원이라서 정부가 이를 폐기할 수 없다고 한다’거나 ‘불교계가 템플스테이 등, 정부지원 예산 때문에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만 들려온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 전국에 현존하는 불교지명은 어지간한 불교용어가 모두 있을 만큼 그 종류만도 5백여 가지를 훨씬 넘는다.
그리고 이들은 적게는 백여 년부터 많게는 천 년이 넘게 지역의 이름이자 문화와 전통을 상징하는 징표로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도로명주소의 시행과 함께 미륵과 아미타불을 뜻하는 서울 강북구의 미아(彌阿), 도선대사의 전설을 간직한 성동구의 도선(道詵)이란 법정지명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리고 큰절이 있다고 해서 지어진 대전과 음성, 정읍의 대사(大寺), 큰부처를 말하는 진안과 무주의 대불(大佛), 원효대사가 큰 깨우침을 얻었다는 포항의 대각(大覺), 절 이름이 지명이 된 광명의 노온사(老溫寺), 고양의 대자(大慈), 양양의 서림(西林), 춘천의 청평(淸平), 김해의 감로(甘露) 등과 같은 리동의 이름 백여 곳이, 그 지역에 있는 수많은 길 가운데 하나의 이름도 차지하지 못하고,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필자는 이를 보면서 종교편향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주도면밀한 작품으로 생각했다. 이를 시행한 이 정권은 마치 2000년 5월에 이슬람을 모독하는 유산이라고 인류문화재인 바미안 석불을 로켓포로 파괴한 탈레반 정권과 다름이 없다는 비판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천 년을 써온 이름을 송두리째 없앨 계획을 했는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도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무모한 짓을 보면서 왜 침묵하고 있는가? 지난해 여름 도로명주소법의 폐기를 주장하며 난리를 쳤는데, 왜 지금은 아무 말을 않고 있는가? 더구나 총선과 대선이란 절묘한 기회를 두고도 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아니 된다. 정말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도로명에 묻고 말 것인가? 아직 새 주소와 구 주소를 같이 쓰는 기간이라서 지명이 없어진 것이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새주소만 써야 하는 내후년부터는 국민들의 혼선도 혼선이지만, 천년을 넘게 써온 땅이름을 잃은 상실감이 너무 클 것이다. 우리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막아야 한다. / 박호석(전, 농협대학 교수) |
댓글목록
연화수님의 댓글
연화수 작성일맞습니다. 집배원아저씨들도 헷갈려 하시고 주소지가 다 비슷비슷한데다가 말씀대로 정작 저도 제 바뀐 주소를 모른답니다. 향기가 나고 가슴을 적시는 옛이름들을 다 버린다니 정말 아쉽습니다. 누구의 발상인지 원...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어떻게 하면 되나요?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힘을 모아야지 않을 까요?
의도를 가지고 이 상황을 만들었다면 자손 대대로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민족 정신과 혼을 팽개치는 행위입니다.
아름다운 우리지명을 사라지게 하는 장본인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라면
정말 나쁜 놈들이고 천벌 받을 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