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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석(충북대 68) 본회 고문 현대불교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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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4.02.24 조회4,0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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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대중·생활불교로 새 불교운동 나서야”박호석 법사 (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전 농협대 교수)
이나은 기자 | oasis1983@hanmail.net
 
 
삼보장학회 장학생 이후 40여년 불교활동
퇴임 후부터 본격적으로 군포교 활동 시작
불사금 부족땐 대출까지… 4개 군법당 건립
도로명주소 위헌소송… 불교 지명은 문화유산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사전〉 출간
“삼보법회 명성 되살려 정법수호·바른수행”
“불교에 젊은이가 없습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상당수의 20대 젊은이들이 불교를 신뢰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전 일시적인 현상으로 봅니다. 군법회만 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개 절에 오는 장병들은 그들의 어머니가 사찰에 다녔기 때문에 불교를 알게 된 그런 사람들인데, 젊은이들이 이해하는 불교는 49재, 제사 이런 것들이에요. 젊은이들에게 불교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국불교가 삽니다.”

늘 한국불교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는 이가 있다. 바로 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박호석 법사(前 농협대 교수·66). 특히 그는 한국불교가 젊은이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군대인데 불교계가 군포교를 소홀히 대하는 것에 매우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불사금이 부족할 때는 은행에 대출까지 받으면서 군법당 4개를 건립하고, 매주 군법당에서 법회를 주관하고, 간식을 지원하는 등 군포교 사각지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까지 도로명주소법 시행으로 불교지명이 사라지는 것을 교계에 알렸으며, 2013년에는 전통문화 훼손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도로명 주소법의 위헌소송을 제기해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이런 신심은 1969년 덕산 이한상 거사가 이끄는 삼보장학회의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길러졌고, 40여 년간 불교를 위해 헌신하는 계기가 됐다.
이렇듯 불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박호석 법사를 대한불교삼보회 제7대 이사장 취임식을 사흘 앞둔 지난 2월 13일에 서울 정릉 삼보정사에서 만났다.
가톨릭 장군 부탁으로 군포교 시작
충북 괴산 출신의 박호석 법사는 집안 대대로 성리학을 공부한 유학자 집안에서 자랐다. 집안의 종손이기도 한 그는 유교적인 사고방식이 강했는데, 충북대학교 재학시절 청주 뒷산 우암산 용화사에서 환성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불연을 맺었다.
환성 스님은 당시 물리학과 반야심경을 연결해 설명하곤 했다. 이공계를 전공한 박 법사는 법문이 너무나도 잘 이해됐고, 불교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마다 용화사를 찾았고, 자연스레 충북대 불교학생회에 가입해 1970년에는 충북지부장까지 맡았다.

충북대 불교학생회 활동을 할 때에는 열심히 전법활동을 했다. 당시 충북대가 단과대학 시절로 전교생이 8백 명이었는데, 무려 200명을 불교학생회 회원으로 만든 것이다.
박 법사가 군포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2년 특전사령부에 배속돼 군복무를 할 때다. 부처님오신날 행사마저 없던 부대 실정을 바로 잡아 누에 치는데 사용하던 사단사령부 강당을 법회에 활용하고, 불교군종사병으로 임명돼 사령부 법회와 예하부대 군종교육을 주관했었다.
그는 “아마도 이것이 사병이 군승의 업무를 대신한 육군 초기의 불교 군종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공학 가운데서 농업기계를 전공한 박호석 법사는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77년 농촌진흥청 농업기계화연구소에서 10년 간 농공연구사로 재직했다. 중간에는 프랑스 국립 파리농학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유학을 다녀왔으며, 1991년부터 12년간 농협대학 농공기술과 교수로서 우리나라 최고의 농기계 전문가로 활동했다.

박호석 법사가 군포교 활동에 전념하게 된 것은 교수직을 퇴임한 이후 부터였다.
2003년 대학 퇴임 후 집필과 연구활동에 전념하던 박 법사는 2006년 쯤 우연치 않게 동네인 고양시 삼성동 뒷산에 소재해 있는 육군 제1공병여단에 법왕사라는 군법당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해 부처님오신날에 연등을 달러 군법당에 갔다가 그만 군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죠. 큰절보다는 작고 어두운 법당에 등을 밝혀야 하지 않겠냐 해서 가게 됐는데, 거기서 가톨릭 신자인 여단장과 식사를 하게 됐는데 그 분이 저에게 부탁을 하더군요. ‘이곳 불교 법당에 법회가 잘 안 되고 있으니, 이곳에 나와서 교수님께서 법회를 해주시면 안 되겠느냐’고요. 참, 거절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불자도 아닌 가톨릭 신자인 여단장의 부탁을 듣고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거절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박 법사는 같이 불교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법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월 2회만 법회를 진행했다. 2008년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법왕사에는 매주 정기법회가 열렸고, 참석인원도 평균 20여 명에 머물던 것이 80~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교수출신 법사의 법문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11보급대대 안국사의 법회도 맡아달라는 요청이 왔다.

그래서 박 법사는 실미도 희생자와 군복무중 사망한 장병들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안국사의 법회를 활성화 시켰다. 또 15평의 낡고 비좁은 공간에 최대 수용인원은 30여명에 불과했던 낙후된 법당을 가수 송춘희 씨가 1억을 기탁하는 등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법당불사를 완성했다.
“한 번에 두 군데 법회를 보게 되니 일이 많아지면서 감당이 되지 않더군요. 대불련총동문회 출신 가운데 희망자를 뽑아 군포교 지원단을 만들었어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총동문회 군법사지원단장을 맡은 박호석 법사는 11보급대대 안국사 불사에서 남은 모연금으로 1사단 12연대 석불사, 9사단 수색대대 영축사, 철원 5포병여단 105대대 비룡사 등 3개의 군법당 불사를 더 진행했다. 불사에 전념하는 도중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고생하기도 했다.

“말도 못하고 몸 반쪽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지경이었죠. 그런데 부처님 일을 더 하라는 뜻인지, 지금은 활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다 부처님의 가피죠. 또 신기한 것은 불사를 할 때마다 항상 불사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딱 필요한 만큼 어떻게 해서든 들어오더군요.”
현재 박호석 법사는 육군 제3군수지원사령부의 민간인 성직자로 제 8350부대 안국사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도로명주소법으로 불교지명 사라져
박호석 법사가 불교용어로 된 도로명 주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부터였다.
“하루는 불교에서 유래된 용어에 관심이 생겨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한 목사가 기독교계 신문에 매월 1회 연재 하는 글을 읽게 됐습니다. ‘심금’ ‘전생’ 등 이런 말들은 불교에서 나온 말이니 기독교인이 쓰면 안 된다는 그런 취지의 글이었죠. 아니, 평소에 자주 쓰게 되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으면 어떻게 입을 열고 사나요. 그래서 조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매일 같이 동국대 도서관에 가 교계 신문을 살피고, 이희승 국어학자가 저술한 4000페이지 분량의 〈국어대사전〉을 두 달에 걸쳐 샅샅이 읽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단어는 300여 개. 여기에 불광출판사와 1년 반 동안 작업하면서 총 600단어를 찾아 2011년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사전〉(불광출판사 刊)을 출간했다.

올해부터 도로명주소가 시행되면서 박호석 법사는 불교식 지명이 사라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 했다.
“제가 조사한 바로 전국에 현존하는 불교지명은 어지간한 불교용어가 모두 있을 만큼 그 종류만도 5백여 가지를 훨씬 넘습니다. 그 가운데는 거제(巨濟), 보은(報恩), 안양(安養), 영광(靈光) 등과 같은 시군구(市郡區)의 이름도 있고, 가야(伽倻), 보문(普門) 등과 같은 읍면(邑面)의 이름, 그리고 수백 가지가 넘는 리동(理洞)의 법정지명이 있습니다. 이들은 적게는 100여 년부터 많게는 천 년이 넘게 지역의 이름이자 문화와 전통을 상징하는 징표로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도로명 주소의 시행과 함께 미륵과 아미타불을 뜻하는 서울 강북구의 미아(彌阿), 도선대사의 전설을 간직한 성동구의 도선(道詵)이란 법정지명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박호석 법사는 이를 보면서 종교편향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의 주도면밀한 작품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천 년을 써온 이름을 송두리째 없앨 계획을 했는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집니다.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닙니다.”
지난 해 6월 박호석 법사는 대한불교청년회와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로명주소법이 위헌이라며 대불청과 전 문화부장관 정동채 문화행정전문가 등 총 63명 청구인의 동의를 받아 신아법무법인을 청구대리인으로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소송장을 접수했으며,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2월 16일 제7대 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취임
박호석 법사는 2월 16일 우리나라 최초의 재가불자 신행단체인 대한불교삼보회의 제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1960~70년대 한국불교의 현대화·근대화를 이끌던 단체를 대표하는 이사장으로서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청정의 표상인 승가공동체가 빛을 잃은 지 이미 오래되었고, 대다수 불교단체들도 바로서지 못하고 있어 오늘날 한국불교의 모습은 나약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반세기 전, 덕산 이한상 거사께서 한국불교 중흥을 지성불교, 대중불교, 생활불교를 통해 이루고자 인재양성, 교육 포교에 헌신하셨던 그 목표와 열정이 절실히 요구되며, 2천 년 전 대승불교가 자기 이익만 좇던 승단에 반발해 태동됐던 것처럼, 바로 지금이 제2의 대승운동을 전개해야할 시점입니다.”

최근 한국불교를 이같이 진단한 박 법사는 “과거 한국불교중흥의 선봉에 섰던 삼보법회의 역량을 되살려 정법을 수호하고 올바른 수행과 전법을 통해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1960~70년대 서울 풍전호텔 삼보회관에 매주 일요일 700여 명의 회원이 모여 법회를 보던 명성은 이제 전설이 됐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과거의 명성을 찾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모든 조직이 젊어질 수록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까지 진행한 군포교 활동과 지난 해 삼보사이버불교대학을 통해 처음 배출했던 법사 제도를 강화해 군부대, 병원, 호스피스 등 보다 체계적인 포교와 업그레이드된 포교역량이 필요한 것에 지원 할 것입니다.”

박 법사는 2년 전 안국선원에서 7일 간화선체험을 통해 많은 변화를 느꼈다. 그 인연으로 수불 스님으로부터 월공(月空)이라는 법호를 받은 그는 포교에 임하는 자세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로 진심에서 우러나오게끔 임하고 있다는 것.

그는 불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불자라면 불교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제대로 공부해 불교를 바르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에서 종교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불교는 기독교 카페 수의 1/5도 채 안됩니다. 그런데 불교 카페 가운데서도 무속, 점집이 포함된 것이 상당수예요. 이게 현실입니다. 불자가 불교를 제대로 배워 제대로 홍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어렵지 않아요.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만 알면 되는 건데 이걸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니 불교가 이런 형태로 잘 못 가고 있는 거죠. 그리고 시주를 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불자들은 내가 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스님들이 고급차 타고 도박하고 골프장 가는 이런 상황이 벌어 진 것은 불자들의 책임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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