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불교학생회 활성화 해법 <대전대 이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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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3.09.05 조회4,011회 댓글0건본문
대학 불교학생회 활성화 해법 -
일사일교(一寺一校) 결연 운동에 있다
회원 두세 명 불과하던 대전대 대불련 동아리 .... 정수사 영보스님 헌신에 감화
혜민, 법륜, 정목스님 등 최근 대중과 소통에서 우리는 그 모습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교수 불자들도 나서.... 함께 법회 보며 보살펴…
대중적인 호감도 있는 혜민ㆍ법륜ㆍ정목스님 역할이 청년포교 물꼬 튼 것이라면
대학인근 사찰에서 정진중인 스님들의 참여는 청년포교 성공을 가져 올 중요한 쟁기질이 될 것…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가 얼마 전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그리 쉽지도
않았을 길을 뚜벅뚜벅 걸어서 오늘에 다다름은 축하해마지 않을 경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50이라는
나이에 걸 맞은 위상을 자부하고 칭찬만하고 있기에는 작금의 분위기가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이러한 우려의 근간에는 대학생 불자들이 대학 내에서 대불련 동아리활동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시설기반과
주변에서의 도움이 미흡하다는 안타까운 상황이 놓여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전대학교의 청년불자에 대한 포교활동도 이 같은 현실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였다.
그동안 대학교 동아리 조직으로 대불련 동아리(유심회)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이
최근까지 두세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학기가 바뀔 때쯤 한두 학생이 군입대나 휴학이라도 하면
차마 ‘모임’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지경이 되기 십상이었다.
대학의 학칙에는 동아리방을 배정할 수 있는 최소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활동이 왕성한 다른 동아리에서 행여
현재의 공간이라도 요구하는 날엔 설상가상으로 지금의 모임장소마저도 잃게 될 지경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7일에 교수불자회가 창립모임을 갖게 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 자리에 모인 13명의 교수불자들이 평소 교수불자회 모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매학기 방학에는 명찰순례를 하며 예불하고 수도정진해 왔다.
개강 및 종강모임에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으며, 급기야 스펙쌓기와 취업준비에 힘든 제자들의 마음을
실질적으로 위로하고 힘을 북돋워주는 데에 교수불자회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발심을 하게 됐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급급한 대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안을 줄 수 있는 상대는 의외로
스님이 될 수 있다.
혜민, 법륜, 정목스님 등 최근 대중과 소통에서 우리는 그 모습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은 대전대 불교학생회 학생들의 교내 홍보활동.
이제는 교수불자회 모임의 활성화 차원을 넘어 교내 대불련 학생회에 대하여 지원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게
된 것이다. 그 첫 사례가 올해 부처님오신날에 학생들이 연등을 제작하고 이를 모두 교수불자회에서 연등공양으로
동참하면서 대불련학생회의 운영기금을 지원해 준 것이다.
특히 가까운 사찰(대전 정수사)에 기거하는 영보스님을 동아리 지도법사로 모셨고, 그 다음부터는 스님이
매주 빠짐없이 법회를 집전해 주시는 공덕으로 교수불자회 교수들조차도 대불련학생회 법회에 함께 참석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공덕 때문이었을까. 이번 여름방학 대불련 동아리방에는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1000만원의 기금을
모아 기존의 동아리방을 새로운 법당으로 내부수리를 시작한 것이다.
대전 정수사 부처님을 이운해 불단과 좌대를 조성하였으며,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던 오래된 알루미늄 창문에
은은한 한지 창호지도 덧대고 내부에는 나무로 된 이중창을 만들어 한식의 빗살창문도 달았다.
이제는 여느 선방이 부럽지 않은 머물고 싶은 공간을 청년불자학생들에게 마련해 줄 수 있게 됐다.
이 동아리방 겸 법당은 개강하는 9월 중순경 완공되는데, 이날 이운식 겸 후불탱화 점안식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도 교수불자회에서는 후불탱화제작비을 마련하기 위한 동참불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무리 공사로 분주한 가운데에도 조만간 기념법회를 봉행할 생각에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
이러한 불사를 하게 됨에는 교수불자들의 동참도 있었지만, 인근 대전.충남지역의 주요 사찰에서 십시일반으로
보내준 지원금이 결정적이었다. 근래 대전.충남지역 주요 사찰의 스님들께서 이 지역 청년포교 활성화를
서원한 이래 모아진 것으로 이번 불사의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던 것이다.
대전대학교 대불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경험은 대학생포교를 보다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접근방법에
관한 몇 가지 소중한 아이디어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먼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는 중앙조직에서 혹은 외부에서 정해진 몇 가지 원칙과 방법만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해당 지역의 대학교 대불련 동아리나 특히 교수불자회와 같은 내부 지원조직의 창립과
추진동력을 갖추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인근지역사찰의 적극적인 청년불자 포교자세가 필요하다. 인프라가 충분하게 갖추어져 있는 인근사찰에서
인근대학의 대불련 지도법사의 법회지원에서부터 템플스테이 등 각종 불교행사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대학생들에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농촌살리기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사일촌(一社一村)운동과 같이 인근사찰과 대학교를 이어주는
‘일사일교(一寺一校)운동’을 보다 활발하게 펼치는 것은 대학생포교를 위한 중요한 시작이 될 것이다.
대불련 동아리나 나아가 교수불자회도 인근 지역의 사찰과 자매사찰로 인연을 맺어 주어 서로를 감싸 안을
수만 있다면, 사찰로서도 사찰의 미래가 될 청년불자들을 미리 만나고 싱싱한 아이디어와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그보다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불교가 이제는 더 이상 구두선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힘들어하는 우리 젊은 청년불자의 두 손을 꼭 잡고
가슴을 쓸어안아야만 현실에 버거워하는 저들의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더불어 교수불자회와 인근 사찰의 공동보조 속에서 전국교수불자회의 활성화는 덤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과거의 대학과는 달리 요즘의 대학에서는 취업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지나치게 부각시켜 교수와 학생들의
정신적.육체적 수행과 깨달음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게 되었다. 대학마다 법회 모임이 제법 왕성하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회원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신입 회원 모집마저도 녹록하지 않으며, 정기법회에 조차도
참석이 부진하고 그나마 지도법사마저도 없는 곳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중적인 호감도를 가지고 있는 혜민스님이나 법륜스님, 정목스님의 역할이 청년포교에 대한 물꼬를 튼 것이라면
인근 사찰에서 정진수행 중인 원력 있는 스님들의 참여는 청년포교의 성공을 가져 올 중요한 쟁기질이 될 것이다.
생활불교를 구현하기 위한 젊은 불교운동의 일환으로써 동참 스님들의 사자후가 조만간 인근 대학에서 왕성하게
시작되고 또한 오래 오래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우리사회가 스펙만을 중시한다는 것은 이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불교가 이를 직시하고 바르고 중요한 가치들이 왜곡되고 호도된 사회 속에서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청년불자들의 마음을 교수불자회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인근 사찰과의 내실 있는 자매결연을 통해 함께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이러한 노력은 그리 멀지 않은 날에 대중불교와 생활불교.미래불교를 열어가는 데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 : 이상훈 교수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교수불자회 총무)
[불교신문 20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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