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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보로부두르의 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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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연호 작성일2014.02.04 조회3,031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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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부두루사원 앞에서 기도를 마치고서 좌측부터 제천 석구큰스님,
인도네시아가이드 요셉, 성문수좌스님, 대불련동문이신 한의사보경스님, 필자.

새해 아침, 보로부두르의 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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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TV 성지 순례단의 일원으로, 인도네시아의 중앙 자바 섬의, 석존의 영겁의 장엄한 수도 만행의 석각 만다라인, 1300년 역사의 석축사원, 보로부두르를 다녀왔습니다.
 
일만 삼천 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의 중앙 자바 섬은 한반도 보다 조금 작은 땅이었습니다. 보로부두르는, 마치 자바의 뜨락과 같은, 아름다운 풍광의 족자카르타 한 곳에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단위면적당 불교의 석축으로선 세계의 최대란 말이 절절하게 실감이 났습니다.
 
부처님의 전생과 일생, 화엄경입법계품의 변상도를 그대로 리얼하게 석각으로 이루어 놓은 것이 놀라웠습니다. 꼭 보통크기의 벽돌만한 다듬은 돌에다가 빼곡하게 새겨서 일백만개로 서로 빈틈없이 하나하나 짜 맞추어 수미산 같이 쌓아올려 놓은 대 돌 건축 사원 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먼저 뜨락 잔디밭에서, 대불련 동문이자 한의학을 공부한 석학이기도 한, 이번 순례의 지도법사인 보경스님의 거룩한 집전으로, 1시간 동안 빗물 속에 예불을 올리고 정근과 절도 올렸습니다.
 
아! 지금은 무슬림으로 점령당하고서 불교의 역사 유적이란 세 곳 밖에 보이지 않지만, 저토록 어마어마한 석축 보로부두르 대사원이 세워지기까지 자바섬엔 불교의 사원이 얼마나 줄줄이 많았으랴 그려보는 속에 세상의 변화무쌍이 스쳐갔습니다.
 
그러나 근래의 새로 지은 절의 한 곳에서 젊은 남자와 몇 명의 처자 등 일 백 여 명이 모여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는 법회 장면이 곱게 피어나는 꽃 한 송이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날 밤 한때 인도네시아의 수도이었던 족자카르타에서 여장을 풀고 몇몇 일행들과 현지가이드 요셉을 앞세우고서 루왁 커피를 찾아 나섰습니다. 루왁 커피는 대단한 명품인데 그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야생고양이의 일종인 루왁은 커피 열매를 섭취하면 그 피막만 장내에 흡수하고 나머지는 발효시켜 배설한다고 합니다. 루왁커피는 그 배설된 알맹이를 깨끗이 한 겹 벗겨 내고서 다시 볶아서 벗겨 내는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고 합니다.
 
택시로 30여분을 달려 어느 시골의 깔끔한 집으로 안내되었습니다. 그 집에 들어서자 거실 한곳에는 부처님이 모셔진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커피 가게의 주인은 고맙게도 불자였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이 일인 일 종교를 주민등록에 기재 하게 되어 있어 각 종교인구 프로가 정확하다고 했습니다. 불교는 국민의 5프로라고 하여 참 다행스런 생존이구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부산과 같은 제2의 해변도시인데, 인구가 350만이고 불자 또한 15프로나 된다고 했습니다.
 
40대의 주인 부부는 남편은 건장하고 텁수룩했으며 부인은 어여쁜 화가였습니다. 온 집안에 도배하다시피 한 그녀의 토속적인 소재 유화 그림에 깊은 관심을 보이자 아주 밝은 미소로 설명에 진중 했었습니다.
 
이 집에선 루왁 다섯 마리를 키우면서 커피를 직접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한잔 마셔보라며 내놓은 커피 맛에 그저 “참 좋다”라고 한 마디 할뿐 그 미묘한 맛을 커피에도 초보이고 표현에도 서투른 제가 더 보탤 것이 있겠습니까.
 
백 그람 한 봉지가 4십만 루피 이었습니다. 헤아려보니 우리 돈으로 환산하여 4만원이었습니다. 그래도 겨우 세 봉지를 샀으나, 택시비, 가이드 비용 포함, 한 봉지에 6만원이 치여 한잔에 5천은 능히 하는 커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불자가 만든 커피라 쾌히 믿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설날 아침, 우리 네 식구는 드디어 루왁커피를 개봉했습니다. 평소 커피 뽑는데 제법 솜씨를 보이는 큰 아들의 손에 내려진, 보로부두르 부처님이 증명하신, 커피의 그윽한 향기로 목청관의 새해가 다시 밝았습니다.
 
 루왁커피집 안주인 불자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고서 함께 폼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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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미선님의 댓글

최미선 작성일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 올립니다. 합장().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스님들만큼 김연호 선배님도 맑으십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부럽습니다.

김연호님의 댓글

김연호 작성일

댓글주신 찬듯 공덕으로 올 한 해 행운과 영광 함께하길 빕니다.
너무 자주 글을 올리고 잘난척하고 자랑이 많아 안면방해가 심할 줄 압니다.
 그러나 우리 동문 몇 백명이 찾는 공간이라 이만큼 좋은 면이 또 있으랴 싶어 자주 올리게 되네요.
 양해를 바랍니다.
 최미선 강손주 법우님의 독후 말씀 귀하고 고맙습니다.
 언제 우리 집에오시면 루왁커피 뽑아 올리겠습니다.
 최미선 법우님은 언제 눈길이 부닥친적이 있는지 혹 얼굴은 알아도 성함을 모르는 결례를 범한 듯 죄송합니다.
 나무대지문수보살!

부산이성균님의 댓글

부산이성균 작성일

참으로 유서가 깊고, 한이 서려있는 좀처럼 가보기도 쉽지않은 너무나도 유명하고 좋은 유적지를 순례하시고오셨네요,
보로부두르 대사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녀와야될 곳 중 한 곳이네요,
이렇게 가보시고, 직접 체험하신 순례기를소개하고 올리지 않으시면 제같은 사람들은 어찌 알기나 하겠습니까,
매일 바쁘신 중에도 다녀오신 아름다운 글들을 이렇게 수고해서 올려서, 모든 동문들이 다같이 공유하고 느낄수 있게 해주심에 항상 고맙게 생합니다.
딱히 하는 일 없이 매일 매일 바쁜 일과 업무 핑게에 늦게 댓글을 올려서 송구합니다.
우리집에도 귀한 인도네시아 커피가 1통 있는데 한번 마셔보고 맛과 향기도 즐겨야겠습니다.
그런데 어찌 위에 커피집 주인 아낙네와 닮았습니다. 마치 남매처럼 말입니다.

2014년2월8일 토요일 아침 부산 영도 사무실에서 동문후배  이성균 올림

이순덕님의 댓글

이순덕 작성일

커피의 향이 퍼지는 목청관에 초대할 의사는 없으신지요? 춘계방학 때 한잔!

김연호님의 댓글

김연호 작성일

춘계방학이 언제인지 일정을 제시하시오. 진주 세 할매보살이 함께 다오실 수가 있을까? 소인은 14일부터 17일까지 데기 바쁘기는 하오. 그리고 23일부터는 5일간 우리 네식구가 여행을 떠나오.
 가능한 17일에서 22일 간이면 좋겠소. 하지만 순관형은 스리랑카로 내빼고 없는데 내혼자서 세 할매가 감당이 데까 시푸잖내. 참 루왁커피와 쑥떡, 설렁탕은 준비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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