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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의 여자 친구 원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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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유자 작성일2015.09.22 조회2,984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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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여자 친구 원유자   

                                                                                 제천 진주동물병원장 김연호

  1972년 8월 중순. 무주구천동 구비 구비에는 며칠 째 쏟아 붓는 장대 빗물로 계곡 골골은 위험수위를 치닫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선 달동네 한 곳을 산사태가 휩쓸어 인명피해가 나고, 제천의 역사 의림지는 삼한시대 조성 이후 처음으로 둑이 터지는 천재가 있었지요.
 당시 전국에서 모인 150여 대학생 불교연합회 제1회 화랑대회에 참석한 우리는 7박8일 동안 그 난리 우중에도 불타정신 체험으로 새로운 청년의 꿈을 일구고자 열심히 수련 중이었습니다. 위태롭기가 일주일 내내 한 날 같았던 우리들의 마지막 날 밤, 8월의 달빛은 여러 날을 빗물로 말끔하게 세탁해놓은 듯 선명하게 무주구천동의 산야를 휘영청 비추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수련장이었던 무주구천동 설천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타오르는 장작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학별 장기자랑에 폭소를 쏟았지요. 그 중 ‘수도여사대’ 팀에서 준비한 패션쇼가 더욱 웃겼습니다. 그때 사회자로 등장한 원유자, ‘오늘 국제적인 남녀 분장패션을 보시기 위하여 멀리서 까지 왕림하여 주신 신사숙녀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렇게 서울 여인 특유의 맑고 아련한 목소리에 아담한 모습의 품위가 느끼어져온 그녀에 대한 청초한 여대생의 이미지는 44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저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이후 대불련에서 여러모로 두각을 나타내던 원유자 법우를 난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별로 이슈가 없었던 저를 기억하지 못 했으리라 봅니다.
 서로는 대학을 졸업한 후 주어진 직업에 각기 천부의 능력까지는 몰라도 청춘을 다하며 살아오는 동안, 30여 년의 세월이 마치 바람결같이 지나가버린 어느 해, 산 벚꽃이 중원의 산야에 환상적으로 피어있던 봄날, 우리 대불련 동문들은 참 오랜만에 충주 교통대에서 성기태 동문의 총장 취임 축하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훌쩍 가버린 십년 이십년 삼십년의 세월 앞에 선 원유자, 약간 두툼한 보살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서로는 눈길이 부닥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달려가듯 만난 중간지점에서 오매불망인 양 가득한 미소로 손을 내밀었지요. 저로선 참으로 기막힌 해후로 여겼지만 아마도 원유자 보살은 저를 그저 한 남성 동문으로 반가워했을 터지요. 그러나 자기 이름까지 기억하고서 불러주는 이 사람이 퍽 마음에 든다는 느낌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렇게 만남이 있은 후 어느 가을날, 원유자 보살은 저를 자기가 근무하는 인천의 여 중고에 불러서 저의 가버린 청춘에 묻어있는 희귀한 삶의 편린을 좀 이야기 해 달라고 두 번이나 또 부군이 공장장으로 있는 대기업의 임원연수회에 교육 강사로 초빙하는 등 큰 배려가 있어 좋은 이미지로 잘 기억해준 공덕이 이렇게 크구나 싶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이라도 해 볼 요량으로 원유자 보살이 대불련 동문회 회장 재임 시에 수석부회장으로 힘을 보태려 했으나 오히려 값진 교훈만 얻었지요. 원유자 보살은 우리 대불련 동문회의 그 난시에 그렇게 모질게 부닥쳐 오는 일을 맞으면서도 성냄이나 시기 질투는 어느 한 점 보이지 않던 당당한 모습이 그동안의 수행공덕을 짐작케 했습니다.
 목하 조금 아쉬운 게 스친다면 전 이사회를 향한 초 진보 성향인데, 원 교장은 극 보수라는 점입니다. 인류가 불을 발명한 이후 진보는 멈춤이 없었고, 우리의 이상과 동경은 언제나 변화를 추구하는 진보 속에 내일이 보인다는 저의 생각에서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삶에 있어 최고 가치의 공덕은 베푸는 자리의 보살정신이고 보면 그 면에서 원 교장 옆에 서면 보살심만 보이고 보수와 진보는 잊어버리게 됩니다.
 원교장과 난 시절인연으로 만난 법우의 정을 간직 한 채 서로 가끔 전화 한통 메시지 한 줄이라도 있어 삶의 기운이 당겨질 때마다 그저 대불련에 감사할 뿐입니다. 
(신송중 교지 민들레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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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산이성균님의 댓글

부산이성균 작성일

참으로 귀하고, 진하고 좋디좋은 인연입니다.
 -부산후배 삼가 일독을 잘 하고 갑니다.

권순관님의 댓글

권순관 작성일

이 글을 읽다보니 40 수년전 무주구천동 화랑대회  추억이,  맑은날  무지개 피듯  아련히 떠오르군요!  설천초등학교 뒤로  흐르는  덕유산의 맑은물!  한줌의 흙이 대지를 꿈꾸듯,    이라는 연제로  연설대회의 최우수 상을 받은 오태룡 법우,  이젠 고인이 된  김상현법우의 화랑을 키운 신라여성!,      불법의 대의를 너무나 신랄하게 질문하여  홍정식교수께서  너무나 마음에 든다고  한던  권경술님!(학송스님)!  물난리로 목숨을 읽은  법우의 천도기도를  집전하던 목정배 교수!  마지막날  캠프파이어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는 설천초교 앞 산 정상에 철사줄을 연결하고  햇불이 철사줄을 타고 내려와  모닥불에 점화하든  감동!  ,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 앉아  달은 천심에  있을때 까지  각자가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그려 보던,  다시는  오지 못할  그때 ,  얼굴에 티하나 없이 너무나 해맑은  얼굴에 목소리도 청아 하면서 조용,조용, 새벽녁에 추울까바 담요를 가져와  같이 덥어 주던 당시 충남대 재학중이던  그여자 법우!  그  후론  한번도  보지도 근황도 모르는  천의무봉의  신비로운  선녀 같이  아직도 내가슴에  각인되어 있는  사람 !    당시 간사장으로  행사를  준비 하시던  이용부 형님,  이젠,년륜이 쌓여 주름살도  있더군요!
김연호 법우의 글을  읽다 보니  잔잔한  감동이  물결 처럼 일어나,,      그것은  김연호 법우의 진솔한 삶이  멀리 떨어져 있는 나에게  전파되어  아름다운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가 봅니다.    우리 고향의 가장  자랑스러운  인물로  이조명종때,  벼슬을 내리는 명종 임금께 선대임금이 남기신 어린고아 이고. 문정왕후를 구중궁궐에 있는 한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한  남명, 조식 선생과  ,  확철대오에 조금의 의심도 없는 성철,퇴옹스님이 있는데  김연호 법우는 지리산 남녁에 태어나,  조식과 성철스님의 합하여진 인물이 되기를  기원하고 싶소!    남명 조식께서  경온(敬溫)  스님을 이별 하면서  쓴  시 한편  소개 하오!

스님은  구름과 함께  산 속으로 들어 가고

나그네는 티끌 세상 향해 들어 간다네!

스님 보내면서 산 마져도 이별 했어니

서쪽으로 지는 산에  걸린  해  어떻게 하오 !

김현숙님의 댓글

김현숙 작성일

원유자 교장선생님... 그리고 전 회장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안그래도 이번 8월에 정년퇴임을 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 개인 일정에 몰두해 있느라 챙기지를 못하였습니다. 이전에 회장님 자리를 수락할 때도 어려운 상황에 보시를 하는 마음에 맡으셨어 고생도 많이 하셨고 ~~ 항상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진통이 많이 따르겠지요. 무엇보다 정년퇴임에 가서 축하를 못 올린 점 다시 한 번 생각해도 서운한 일입니다. 물론 성대히 잘 치르셨겠지요. 언제 한 번 따로 연락 올려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겠습니다. 어디에서 맺은 인연으로 이렇게 한공간에서 서로를 알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3년 동안에 바로 제 가족 3명이 부처님 곁에 가는 것을 경험하고는 ~~사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 또한 무엇인가~~ 애써 매달리고 욕심 부린 모든 것이 그럴 만한 가치나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그러하옵니다. 더 짙어 가는 가을이건, 찬바람 부는 겨울이건 조만간 연락 한 번 올리겠습니다. 차나 밥이나 술이나 무엇이건 환영입니다. 찐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한 번 가집시다. 다시 한 번, 긴시간 교직에 헌신하고 정년퇴임하심을 축하드립니다. -김현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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