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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국수집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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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들레 작성일2011.06.26 조회2,2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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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국수집의 나눔
 

  끊이지 않는 고마운 손길

 비가 내립니다.  길에서 지내는 우리 손님들이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었는지 걱정입니다. 걱정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우리 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에 고마운 분께서 동태 두 상자를 국수집 근처에 있는 정육점에 맡겨놓고 가셨습니다.

 오늘은 제가 제일 먼저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여덟 시입니다.  곧이어 자원 봉사자들께서 한 분 두 분 오셨습니다. 멀리 양평에서 고마운 자매님께서 쌈장과 젓갈 그리고 고추장과 시루떡을 조그만 카트에 잔뜩 싣고 오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홀씨 하나’란 책을 읽고 꼭 한 번 와서 봉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손님들도 식사하러 오시기 시작합니다.

 
 < 나눌 수록 채워지는 국수집의 쌀 포대 >

 점심 무렵에 동네 할머니 두 분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집에 쌀이 조금 남아있다고 하십니다.  민들레국수집도 힘들 텐데 쌀을 달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할머니, 우리도 쌀이 거의 떨어져 가거든요.  다음에 여유가 있을 때 드릴께요.  미안합니다."  할머니들께서 미안해 어쩔 줄 모르십니다. 힘없이 발걸음을 돌리십니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나도 남을 돕고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돕겠다는 말은 사실은 죽어도 남을 돕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그런 말을 하고 다녔던 제가 할머니께 ‘다음에 여유가 있을 때 드릴께요’ 라고 했습니다. 서둘러 할머니 두 분을 쫓아갔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20킬로 쌀 한 포씩 할머니들 집에까지 가져다 드렸습니다.  국수집에 쌀이 아직 한 포나 남아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쌀 한 포의 이름이 "수호천사 건강미"입니다.

 희한한 일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제가 쌀가게에 가서 쌀을 다섯 포를 샀습니다.  하루에 손님들께 밥을 대접하려면 거의 20킬로들이 쌀 일곱 여덟 포를 가지고 밥을 합니다.  그동안 쌀 걱정을 하기는커녕 끊임없이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보내 주신 쌀을 그냥 쌓아두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웃들과 잘 나눌 수 있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온 세월입니다. 쌀을 다섯 포 사서 차에 싣고 국수집에 도착했는데 희한하게도 국수집 앞에 쌀이 열 포나 쌓여있습니다. 어떤 분이 차에서 쌀을 열 포나 내려주시곤 쏜살처럼 가버리셨다고 합니다. 쌀 열다섯 포를 이층 방에 옮겨놓았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다시 쌀 부자가 되었습니다.

 < 소리없는 나눔, 모두 고맙습니다.>

 처음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쌀이 떨어질까 그것이 제일 큰 걱정이었습니다. 쌀이 조금 남아있으면 간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으면 속이 편할까 싶어서 도자기 쌀통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요즘은 한 달에 쌀이 20Kg으로 150-160포 정도 들어갑니다. 이제는 우리 손님들이 접시 가득 두세 번 밥을 드셔도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후원 은인들 덕분입니다. 우리 손님들만 배불리 드시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 어려운 분들과 쌀이 필요한 시설들과 충분히 나눌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문도 열지 않은 민들레국수집 앞에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쌀 포대나 반찬과 채소들이 놓여있습니다. 택배와 소포로 귀한 선물을 아낌없이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강원도와 전라도, 제주도에서까지 쌀이며 생선이며 소고기며 멸치와 김, 사과와 귤이 국수집 앞에 내려집니다. 배고픈 우리 손님들께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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