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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선악 논리에 갇혀있다면 불교는 윤리의식 약한 것이 문제" ......길희성(한겨레신문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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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경희 작성일2013.04.25 조회3,6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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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독교 넘나들며 선악과 윤리를 묻다
 
한겨레 | 입력 2012.12.18 20:10 | 수정 2012.12.18 21:30
[한겨레]종교 공부 '심도학사' 길희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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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위한 불교강좌 외에 불자 위한 그리스도교 강좌로
종교적 근본주의 정면 비판해
"기독교가 선악 논리에 갇혀있다면 불교는 윤리의식 약한 것이 문제"
 

독일에서 히틀러에게 쫓겨나 미국의 유니언신학대와 하버드대 등에서 가르친 신학자 폴 틸리히(1886~1965)
"기독교만으로 신학을 하는 신학자는 내 세대에서 끝나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발언은 동서 종교간 비교 연구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다종교 국가임에도 기독교와 불교는 아성을 굳건히 지키는 데서 한 발도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두 종교는 그 원인으로 상대 탓을 한다. 근본주의적 신앙이 지배하는 보수 기독교에선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을 적대시하는 배타주의가 팽배하고,
불교 역시 붓다의 가르침만이 최고이고 다른 것은 하등하다는 자만심에 갇혀 있다.
 

그런데 이런 아집을 과감히 뚫고 나온 선구자가 있다.
인천 강화도 내가면 오상리 심도학사(尋道學舍) 길희성(69·사진) 원장이다.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지난 7일 길이 꽁꽁 얼어붙고 미끄럽기 그지없는 험로를 뚫고 고려산 자락의 심도학사에 차들이 한 대 두 대 도착했다.
이날 밤 8시부터 시작되는 23일 강좌에 참석하려는 이들이다. 강좌 연기를 고려할 만한 날씨 상황인데도 14명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기업 시이오와 의사, 약사, 변호사, 예술가, 교사, 회사원, 주부 등 공부 모임 참석자들이 각양각색이다.
 

이번 강좌는 <수심결>이다. 한국 불교에서 선서(禪書)로서 가장 많이 읽히는 고려승 보조 지눌이 '마음 닦는 길'을 밝힌 책이다.
 

길 원장은 크리스천이다.
크리스천이 불서를? 의구심이 들 법하다. 하지만 종교학자인 그는 국내에서 불교·인도철학자 몫으로는 유일한 학술원 회원일 정도로 불교학에서도 손꼽히는 학자다.
 

기독교 환경에서 자란 그는 서울대 철학과 재학 때까지도 한경직 목사가 이끄는 영락교회의 '보수적' 신자였다.
그러나 세상을 알면 알수록 정통 신학이 감옥처럼 느껴져 숨이 막혀왔다.
그때 빛이 되어준 게 폴 틸리히와 영국의 다원주의 신학자 존 힉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예일대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서 불교 원전을 읽을 수 있는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 팔리어까지 배웠다.
그의 박사논문 주제는 고려의 대선사 보조 지눌(1158~1210)의 선사상이었다.
 

그는 서울대를 거쳐 서강대 교수를 하던 1980년대 보조 국사의 본찰이던 전남 송광사에서 법정 스님, 김지견 박사 등
당대 최고의 승려 및 불학자들과 함께 '보조국사전집 편찬위원회'에 참여했다.
 

기독교 내에서도 그는 '새로운 길'을 연 개척자였다. 1980년대 한완상 교수 등과 함께 서울 삼성동에서 목사가 없고,
교회 건물이 없고, 교단이 없이 대안을 모색하는 새길교회를 이끌었다.
 

숙박하며 공부와 명상을 할 수 있는 심도학사에선 주말 23일 동안 기독인을 위한 불교 강좌 불자를 위한 그리스도교 강좌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신앙 초종교영성론 등의 주제별 강좌와 함께 <도덕경>, <반야심경>, <금강경>, <대학>, <복음서>
 <바가바드 기타>, <고백록> 등의 고전 읽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선불교에 대한 그의 강의는 직독직해에 머물지 않았다. ()의 특성 그대로 즉각 본성을 직시하게 한다.
 

"선 불교는 마음을 비우는 공부다. 즉 이를 위한 내려놓기, 덜기, 벗기, 비우기, 죽기다."
 

길 원장은 프로그램 도중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볕이 잘 드는 명상실에서 명상을 직접 인도한다.
 

그는 "모든 종교, 모든 영성은 초월적 경지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된다. 그런데도 그에 이르는 명상법을 무시한 게 기독교의 맹점이다"라고 지적한다.
 

그의 강의가 승려나 불교학자들과 남다른 점은 불교와 기독교, 동서사상을 회통한다는 것이다.
기독교 내에서 문자를 액면 그대로 믿는 근본주의와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는 불교적 근본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초기 불교의 공(·실체가 존재하지 않음) 사상만으로 한계가 있어서 대승불교의 불성(佛性)사상으로 발전한 것이다.
불성은 텅 비어 있는 가운데도 투명하고 환한 빛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기 불교를 공부한 이들이 불성사상은 붓다가 말한 게 아니라며 배타한다.
그러면 동아시아의 2천년 불교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 초기 불교 이후 발전 역사는 모두 잘못됐다는 것인가."
 

이 강의의 백미는 불교와 기독교의 핵심 사상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이날 화두는 선악과 윤리였다.
 

"기독교적 선악 이분법은 철학자들이 가장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독교와 반대로 불교는 선악 시비를 넘어서는 것을 지향하면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돼 윤리의식이 약해졌다.
주자와 정도전이 불교에 대해 비판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전후 독일이 전쟁범죄에 대해 사과한 반면 일본은 아무런 사과 없이 저렇게 나가는 것도 윤리의식 부재 때문으로 설명했다.
그는 또 초월이 중시되는 데 반해 불교적 윤리관을 확고히하지 못했기에
불교에서 사회 참여의 논리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불교의 '무아(無我)'에 대해서도 "히틀러와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이 죄와 공에 대해 제대로 징벌이나 보상을 받지 않고
똑같이 무로 돌아가는 것을 기독교인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독재자처럼 불의한 사람이 영원히 승리하는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의 강좌를 들은 한 기독교인은 "기독교를 통해서 불교를, 불교를 통해서 기독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곳에 오면 스님들과 불자들과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교 쪽 참여자가 거의 없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에 대한 편견이나 대화에서 기독교보다 오히려 불교가 많이 닫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강화도/·사진 조현 한겨레 신문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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