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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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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경희 작성일2006.10.25 조회2,974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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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사라는 표딱지를 받기 위한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금융기관론 수업을 졸면서 마친 후 내려오는 길에
교수님과 잠깐 대면하는데

"요놈, 진작에 수업 같이 들었으면 참 재밌었을텐데"
라며 말끝을 흐리셨다

 난 그냥 그렇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내가 궁금한 건 그냥 묻는다
왜 멍청한 질문 하냐고
당연한 걸 왜 묻냐고 우우 거리면서
지글거리는 사람들의 눈치따윈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래봐야 내가 더 많이 알게되면 그만이다

그러시면서 내게 회계와 재무를 열심히 하지 않았음을
경계하라고 하시면서 대화를 끝내셨다

 내가 배울 것은 너무나 많다
하고 싶은 것도 셀 수 없이 많다
예전엔 그 중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요즘은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다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렇게 나도 나이를 먹고 자라나며
형도 되고 오빠도 되고 선배도 되나보다

 
기만원짜리 물건을 선물로 사주는 후배들을 보면서
내가 진짜 요 녀석들에게 쓴소리 한 것들
이런저런 충고하는 것이
기만원의 가치는 있었을까 하고 스스로 자문자답을 해보고

혹은 언젠가 내가 쪽팔린 짓은 하지 않았나
내가 항상 떳떳하게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일 때
믿보일 짓은 하지 않았나 하고 내 스스로를 점검해본다

 그래도 남는 것은 후회로 가는 자그마한 실뭉치....
그래도 그 실뭉치를 꺼내서 풀어볼 생각은 없다
취업걱정이다 뭐다 해서 걱정많은 미래 불안 동지들을 뒤로하고
    난 꿈을 찾아서 가고 있다

 임채운 교수님과 수많은 학자들이 한
자잘한 현실 여러개 보다 커다란 꿈 하나가 낫다는 말
그 말을 현실로 만들어 보려고
좀 더 돌아가는...
그리고 좀 더 힘든 길을 택하려고 하는 중이다

 그 길이 순탄치 않겠지만
수많은 고통과 그 길을 택함으로써
버려지는 셀 수 없는 안락의 길들이
좀 아까웁게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뭐 언제나 그랬듯이 바로바로 결정만 나면
불같이 달려들어보고 싶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내가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며
대학문을 들어오고,그 마지막 끝자락에 서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장의 성적표와 두 장의 이력서
그거 외에 나는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해서
사람을 끌어 당기는 방법을 공부하고 배워갈 수 있었던
지난 주마등 같은 5년의 세월을 기억한다

 그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좋고 새록새록한 기억들이
내게 살이되어 더 나은 인생살이 하는데에
한 몫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지나면 다 좋은 기억 뿐일 거라지만
몇 십 년이 지난 후 내 스스로 웃으면서
지금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를 한번 뒤집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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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은자님의 댓글

박은자 작성일

훈민이랑 대화해보고싶다는 생각이..한편 부끄런마음이..

홍경희님의 댓글

홍경희 작성일

그대도 그 옛날 그랬었잖아...홍시되어 떨어진 감..왈! 나도 왕년엔 떫었느니라....<보성 대원사 현장스님 말씀>

원유자님의 댓글

원유자 작성일

그 아들 정말 부럽네요. 우리의 대학시절 막연한 불안이 아련해집니다. 홍시가 된 인생, 부럽지마는 않군요. 더욱 견고해지는 학습도 필요한 중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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