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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태진 작성일2004.03.10 조회3,5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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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신문에 난 컬럼입니다.
정말 진솔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라 함께
공감하고자 합니다. 
아침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놓고 비교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조선일보 3월 10일자
[일사일언] '인생은 더 험난해, 임마'

몇 년 전 일이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외동딸에게 물어봤다. 야 화영아 요새 성적이 어떠냐. 35등 했어, 아빠. 뭐라고. 한 학급이 몇 명인데. 36명. 음. 너무 무심했나. 더 놀라운 건 내 딸은 전혀 창피해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빠 나는 만화가 할 건데 등수가 뭐 중요해. 당당하다.

큰일났다. 필자가 직접 붙잡고 수학을 가르쳤다. 나누기도 잘 못한다. 아니 선생님은 뭘 가르치는 거야. 드디어 5학년 가을 수학시험 보기 전날 마지막 점검을 했다. 두 개 틀렸다. 이제 됐다. 시험보고 온 딸에게 물어봤다. 야 몇 개 틀렸냐. 4개. 80점이군. 그럼 5등쯤 했겠군. 몇등 했냐. 20등. 뭐라고.
 
화영이 엄마, 학교 좀 갔다와봐. 어떻게 된 거야. 천재들만 모였나. 학교 다녀 온 와이프는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 100점이 5명이란다. 뭐. 과목당 30만원 주고 과외하는 애들이 수두룩하단다. 어떻게 된 거야. 초등학생이 과외라니. 시대가 변했어요. 음.
 
야 화영아 건축 답사나 가자. 제주도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마침 태풍이다. 배가 뚝뚝 떨어진다. 장난이 아니다. 자다 일어난 딸이 엉엉 운다. 아빠 나 다시는 배 안 탈 거야. 돌아 올 때는 비행기 타 아빠. 안돼. 인생은 더 험난해 인마. 이겨내. 너 안 울 때까지 계속 배 탈 거야. 올 때 또 배를 탔다. 너 오늘 또 울면 다시 배타고 넘어 올 거야. 이제 안 운다. 이렇게 키워야 되나.
(이용재·건축비평가 겸 택시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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