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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이 비어야 술을 따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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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유자 작성일2005.05.10 조회3,1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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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하시 선생의 <<장자이야기>>(사회평론, 2005)에서  우리가 마음을 비워야 하는 두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더군요.
첫째,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마음을 비우지 않고 자기의 아집을 갖고 있으면 남의 가르침이나 친구의 충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술잔이 비어야 술을 따를 수 있고, 학생들이 마음 문을 열어야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허심해야 하는 이유는 마음을 비워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울이 사물을 바르게 비추는 까닭은 거울이 자신의 모양이나 빛깔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흔들리는 물이 사물의 모습을 제대로 비춰볼 수 없듯이, 우리가 편견이나 욕심을 버리지 않고서는 세상과 타자를 바르게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장자가 말하는 '심재(心齋:마음으로 재계하기)' 즉 '마음 비우기'의 경지라는 것입니다.  늘 화두로 삼던 마음비우기가 모로하시의 말로 더욱환해지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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