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우바이예찬..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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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경희 ...퍼옴 작성일2009.11.25 조회2,997회 댓글3건본문
생각의 툇마루........여여원 원장 이 란
제목:웰다잉을 준비하며 행복했던 세 남자와의 인연, 그리고 굿바이
아들들아! 학창시절 운동회를 하면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바로 이어달리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함께하는 팀을 하나가 되게 해주기 때문이지. 혼인을 해서 아이를 생산하고, 또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혼인해서 또 그 뒤를 잇고…. 이제 나는 호흡을 정리하며 마치려 한다.
생명은 호흡 한 번에 떠나지만 무명(無明)은 영생불멸이라는 걸 믿기에 난 길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며 웃는다. 오래 전, 드라마 〈토지〉가 방영될 때 우리는 그 무대로 알려진 구례군 평사리에 간 적이 있었지. 작가인 박경리 선생이 세상을 떠나며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란 말을 할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래, 엄마도 바로 그런 기분이야.
금생에 네 아버지를 만나 너희 두 형제를 생산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기쁨이었고, 참 좋은 인연이었지. 전주 이씨 임명대군 28대손으로서는 5대 독자 내림에 형제를 둘 두었으니, 조상님들이 엄마를 퍽 잘 살펴주신 거야. 혼인해서 이씨 집안에 특별히 잘한 것도 없지만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니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은 없을 것 같구나. 어떤 스님께서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이 쓴 책을 선물로 주셨을 때 나는 “아이들이 키운 어머니인 것 같아요” 하며 받았단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마음을 고른다는 뜻임을 알기에 드린 말씀이란다. 만약 내가 불교를 만나지 않았다면 사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엄마 나이 서른아홉 살이었을 때인데, 큰아들 재성이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었지. 그때나 지금이나 대입시험은 어렵지만 엄마도 그때 무척 힘들었단다. 하지만 부처님의 변하지 않는 진리를 바탕으로 변하는 삶을 살았기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단다. 부처님과 너희 형제가 엄마 마음을 골라주어 고맙게 오늘에 이르렀다.
어렸을 때부터 너희를 따라 다니며 뒤에서 하던 “고마워요 고마워요”란 말이 ‘관세음보살’ 염불이었던지 너희 형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걱정할 일을 하지 않았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나 그래도 너희들이 남들이 부러워하고 또한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적성에도 맞아 떨어지는 직업을 가졌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 아니겠니?
그동안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엄마는 그럴 때마다 ‘아, 내 몸에 큰 병이 왔구나’ 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렸단다. 이순(耳順)이 된 지금 삶을 설명하라면 삶에 단계가 있다고 할까, 그 단계를 지날 때마다 삶이 향상되었다고나 할까? 학교 공부가 이론이라면 어른이 되어서 부딪히는 공부는 참공부라고 할 수 있겠지. 가슴으로 체득되어 체화되는 삶이 온전하다 보니 여유가 생기더라.
흔히 어른들이 공부해서 남 주냐고 하지만, 배우기만 하면 무엇하겠니? 바로 공부는 남을 위해 쓸 때 정말 가치 있는 것이란다. 남을 돌보는 것은 바로 나를 돌보는 것이며,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인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많은 사람을 잘 인도하면 별과 같이 빛나며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다운 사람이 된단다.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조금의 실수는 한단다. 그러니 작은 실수에 얽매이지 마라. 큰 실수가 아니면 이 또한 삶의 진화 단계로 생각하고 다만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하지 말도록 유념해라.
가난하다고 인색한 것은 아니고 부자라고 모두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욕심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삶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고, 누구한테도 도움이 되는 삶이라면 좋겠다.
남의 시선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바른 생각을 하고 시간을 함부로 쓰지 마라. 항상 몸과 마음 건강하게 삶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끝으로 작은 것, 하찮은 것이 기적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구나. 이걸 무시하면 삶이 즐겁지 않아. 기적은 날마다 우리 옆에 있단다. 엄마 보았지 않니? 호흡 한 번에 가는 것을…. 오늘 감사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길 기도하며, 또 너희 자식들도 더 나아지길 기도하겠다.
꿈은 이루어진다. 얘들아, 꿈을 꾸어라. 이란. Can Do, Can Do.
엄마 꿈을 이루어 준 훌륭한 두 아들, 굿바이.
내가 가졌던 것들 유형의 재산은 없지만 무형의 재산은 많다. 밥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리를 알고자 버린 만큼 세상을 다 안았다. 은행 통장보다 공덕 통장이 있음을 믿어라. 보험 하나 있는 것은 장례식 비용이다.
하던 일에 대해서 나는 서른아홉에 길을 찾았다. 스승을 잘 만나 교육을 잘 받았고 다행히 봉사에 마음이 가서 봉사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업과 이어졌으며, ‘여여원’이라는 교육원까지 갖게 되었다. 열린 공간 여여원은 20년 된 공부 모임이니 재가자 공동체 모임의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
장례식 절차 .......장례 음악은 너희 형제가 상의해서 밝고 경쾌한 것으로 골라주기 바라며 바로 그 곡대로 두 아들이 향상된 삶을 살 것을 믿는다. 혼인할 때 분 바르고 눈썹 그리고 왔듯이 갈 때도 곱게 단장시켜 주고, 윗저고리에 꽃 한송이라도 꽂아 품위 유지해주기 바란다. 여러 사람에게 알리지 말고 조용히 가족끼리만 모여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해서 가능하다면 금강산에 뿌려다오.
장례식 끝난 뒤 인사말....... “죄송합니다. 어머니의 생전의 뜻이었습니다.”
� 이 글은 필자가 죽음을 생각하면서 두 아들에게 쓴 유언장 형식의 글이다.
댓글목록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글입니다.
조경옥님의 댓글
조경옥 작성일
보살의 삶을 사셨으니 극낙왕생하셨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eifgww님의 댓글
eifgww 작성일ITzJI7 <a href="http://bppvubvchryb.com/">bppvubvchryb</a>, [url=http://oterihqduidg.com/]oterihqduidg[/url], [link=http://uuwflbuvhqjp.com/]uuwflbuvhqjp[/link], http://djludetkexi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