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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명철 작성일2009.12.26 조회2,95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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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의 봄날이 간 '진짜' 이유>
 
 번호  작성자 이상호  작성일 2009/12/24 09:36  조회 2029 
<구당 김남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상곤 한의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동아시아)를 출간한 이상호라고 합니다.

우선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 책을 읽어주시고 바쁘신 와중에 인터넷 대안 언론의 선두, <프레시안>에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구당 김남수에게 묻는다>는 제하의 재미있는 서평까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그동안 탁월한 의술과 겸허한 술자의 미덕으로 많은 환자들의 고통을 없애주고 계신 원장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희 아내 역시 이 원장님께서는 보통 한의사들과는 달리, 매우 양식있는 분이라고 귀뜸해주더군요. 약값도 너무 비싸게 받지 않으신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이번 원장님의 글은 부족한 제 한의학 지식을 보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주었습니다.

늘 느끼는 문제이지만, 우리 사회 모든 의제에 대해 항용 ‘유사’ 전문가일 수 밖에 없는 기자질의 한계를 자인합니다. 그래서 욕을 많이 먹습니다. 삼성 X파일 보도 때는, “니가 실물 경제를 알기나 하냐”는 삼성측의 마타도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대검찰청을 출입하며 ‘세풍’이나 ‘병풍’ 등 검찰의 정치적 수사행보와 불법적 언론플레이를 고발할 때는 “사법고시도 패스 못한 기자가 법을 알기나 하냐”는 무시를 당했구요, 연예계 노예계약이나 PR비 수수관행을 처음으로 고발했을 때는, “기자가 연예계를 알기라도 하고 쓰느냐”는 호된 돌팔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어느새 기사 쓰고 욕먹는게 기자질의 숙명이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국민은 비전문가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대신해 전문가 집단의 아성에 의심과 의문의 화살을 날리는게 비천한 저희들의 몫입니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의료계는 워낙 전문적 영역이다 보니 그동안 귀찮게 구는 기자들이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기자의 선조가 노예제하의 고자질쟁이였다는 학설을 저는 믿습니다. 애당초 박수 받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시 사죄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오죽하면 그랬겠습니까? 중금속과 농약에 오염된 중국산 한약재가 판을 치고, 맹물 고가 한약을 강권하는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한의계 관련 보도를 보며 국민들의 심사가 편치 않은걸 혹시 모르시나요. 원장님께서는 아직 국민의 불신과 나아가 분노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혹시 한의원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든게 구당 선생 때문이라고 믿고 계시는건 아니겠지요? 혹시 입으로는 <낮은 한의학>을 지향하신다면서, 여전히 너무나 높은 합법성의 철책이 둘러쳐진 전문가의 권좌에 안주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요? 듣기 싫다고 귀를 막으시거나 아니면 손쉽게 법의 이름으로 제 입을 막으실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의계로서는 몸을 낮춰 국민의 품 속에 안길 기회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라 걱정됩니다. 

바쁘실테니까 이번 제 졸저의 핵심 메시지를 두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구당 김남수 옹이 침뜸으로 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을 고치고 매년 15만명을 무료로 치료해준다고 하길래 직접 가서 봤더니, 상당 부분 사실이더라. 그렇다면 나라나 의학계가 나서서 그 치료기전을 연구하고 일반화, 표준화시켜서 병들고 죽어가는 국민을 널리 구제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게 첫 번째 주장이구요. 다른 하나는 국가가 그렇게 나서지 못하는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돈이 안들면서도 잘 고치는 침뜸이 일반화될 경우 이미 자본화된 한의사의 배타적 기득권이 침해될까 두려워하는 한의계의 조직적 저항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폭로, 고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원장님의 글을 살펴보겠습니다. 원장님은 약짓는 전문가여도 글쓰는 전문가는 분명 아니시더군요. 글쓰기와 말하기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는 원장님께서 제 책의 핵심을 살피지 않으신 채, ‘앞뒤가 맞지 않고’,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그야말로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식하다’는 등의 비전문가적 저주도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자기 직군의 이해를 사수하기 위한 비분강개 차원에서 저질러진 아마추어 작가의 의기쯤으로 받아들여야 겠지요. 하지만 아마추어라고 해도 넘어서는 안될 금도라는게 글쓰기의 세계에는 엄존한답니다.

적어도 명백한 명예훼손 만은 피해야 했습니다. 역대 정부와 기관들로부터 40회에 달하는 명예훼손 쟁송을 당하였으나 단 한차례도 패소하지 않은 전문가로서 들려드리는 말이니 들어 두시면 적잖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먼저 원장님 글의 제목입니다. 원장님의 글은 기법적으로는 매우 세련된 구성 형식을 채택하셨습니다. 놀랍습니다. 제목으로 묻고, 본문으로 답하는 전문가적 글쓰기의 모델을 차용하셨습니다.

실제 제목으로 ‘장진영의 봄날은 왜 갔는가?’라는 식으로 질문을 던져놓고는, 이어 전체 본문을 통해 ‘횡설수설 하고 무식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정도의 돌팔이가 ‘장진영을 양의사에게 가도록 권하지 않고 섣부르게 침뜸을 놓는 행위’를 저지름으로써, 결국 ‘장진영씨의 봄날이 가도록’ 하고 말았다고 역설하고 계십니다. 매우 설득력이 높은 글이었습니다. 덕분에 수 많은 독자들은 이 원장님의 의도대로, ‘돌팔이 구당이 엉터리 의술로 장진영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성공입니다. 문제의 책을 저술한 사람으로써 이쯤되면 반론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입장, 이해하시죠?

대놓고 ‘구당이 장진영을 죽였다’고는 말하지는 않았다구요? 전문적인 작가들은 그렇게 변명하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독자들이 그렇게 읽었습니다. 원인 제공을 한 작가는 자신이 비전문가라는 이유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명백한 혐의로부터 면책될 수 없지요. 재차 말씀드리자면, 원장님께서는 ‘구당이 엉터리 치료로 장진영을 죽였다’는 인식을 널리 전파하셨으며, 그에 따라 재고의 여지없이 명백한 명예훼손의 범법을 저지르신 것으로 사료됩니다.   

원장님께서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분이니 난독증 환자는 아니실 줄 압니다. 그렇다면, 참작의 여지가 더욱 낮아집니다. 책을 읽으셨다고 하니, 제 책 127쪽 18줄부터 23줄 사이를 보시지요. 원장님의 글 주된 내용이 허위사실에  의거한 것임이 자명해지죠? 옮기자면, 책은 장진영씨가 ‘굴지의 대학 병원들이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내리고 치료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으며, 이같은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 장진영씨를 구당이 ‘해당 기획사의 수차례 간청’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치료를 떠맡게 되었다고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장님은 책을 읽어 사실관계를 이미 알면서도, 구당이 침뜸을 알리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한 한의사 집단의 고가 한약 판매를 통한 이익을 지키려고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범죄의 '의도성'을 의심받게 되신 겁니다.

제가 여러 사실적 자료를 근거로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구당은 죽어가는 환자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환자의 상태가 매우 위험한 상황인 만큼, 자신의 80년 임상 역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공개’ 임상에 응했습니다. 그리고 82일 동안의 정말 '피말리는' 치료가 계속됐으며, 저는 모든 임상 내용을 정밀 기록하였습니다. 물론 단 한푼의 치료비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구당은 이같은 사실을 언론플레이해서 자신의 사익을 늘리는데 활용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런데 원장님께서는 돌팔이인 구당이 장진영씨에게 ‘양의를 찾아가 현재의 상태를 엄밀하게 진단하라’고 권하지 않고, ‘허임도 침을 놓지 않았을 환자에게 침을 놓아’ 끝내 ‘장진영씨의 봄날이 가게 만들었다’고 거짓 사실을 적시하고 계신 겁니다. 

이제 보니 정말 큰일날 말씀을 하셨다고 후회되시죠? 그래서, 글쓰는 사람은 설령 그렇게 믿고 싶어서 죽겠더라도, 타당한 증거가 없거나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말은 입밖에 내지 말고 꾹 참으셔야 합니다. 그게 자기 글에 책임을 져야하는 전문적인 작가들의 저술 방식입니다.

두 번째. 원장님의 글쓰기 작법중 어린 학생들이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대목이 있어 지적하고자 합니다. 아주 좋지 않은 습관인데요, 원장님은 글을 시작하자마자 뜸에 대해 알아보자고 하셨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보니 뜸에 대한 논의는 구당의 뒷통수를 가격하기 위한 복선에 불과했더군요. 다시말해, 독자는 기만당한 겁니다.

젊잖던 원장님은 갑자기 표변해 ‘구당이 친일부역자이며, 뜸 역시 일제의 유산’이니 모두 함께 청산해야할 대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셨습니다. 이같은 ‘친일 혐의 덧씌우기’는 아무런 증거 없이, ‘이력을 보면 짐작이 가능하다’거나, ‘자신의 뜸이 어디에 맞닿아 있는지 드러낸 것’이라는 식, 즉 조선일보가 ‘색깔론’을 들고 나올 때 쓰는 말꼬리 흐리며 치고 빠지기 기법으로 일관됐습니다. 악의에 찬 저주는 무려 4문단에 걸쳐 계속됐습니다.

글을 논리나 사실이 아니라, 추론에 의해 감정적으로 고양시킴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분노의 돌덩이를 집어들도록 만드는 방식. 그건 이성과 논쟁의 '적'입니다. 결국 국민을 위한 침뜸 논쟁을 구당의 친일 부역 여부로 옮겨가도록 함으로써 공론화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매카시적 언명입니다. 자기 주장을 전개할 때 아주 효과적이기는 하나 반사회적이기 쉽고, 명예훼손의 위험이 커 학생들은 꼭 피해야 할 글의 전개 방식이지요. 원장님의 경우 역시, 안타깝게도  명예훼손의 선을 넘으신 것으로 판단되는군요.

한의학에는 워낙 문외한입니다만, 원장님께서 제기하고 계시는 뜸에 대한 일관된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해보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원장님은 시종일관 뜸의 '온열 효과'는 인정하시면서도, 뜸이 혈액과 단백질 형성에 작용하는 보다 본질적이고 고차원적인 효과는 왜 인정하지 않으시는지 그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암을 단지 음양의 관점에서만 보시고 뜸의 온열치료 효과는 인정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 항원항체 반응에 의한 이종단백체 형성과정과 혈액 개선 효과는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이 뜸의 놀라운 효과를 불신하게 만드려는 것은 아니신지요. 온열 자극 외에 뜸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효능에 대한, 지난 반세기 동안의 무수한 현대적 연구 논문들을 일독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두 번째. 보사에 관한 문제입니다. 저는 책에서 구당이 한의학의 보사법을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답습하지도 않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구당은 한의사들이 보사를 강조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들이 한의학을 어렵게 느끼도록 만드는 대표적인 허위 의식이라고 규정합니다. 마치 한의사들이 구사하는 침술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전문적인 행위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좋은 장치라는 거지요. 천성이 완벽주의자인 구당은, 보다 ‘완전하게’ 보사법을 구사하고 싶어 평생을 공부하였고, 당대의 명의라면 누구든 찾아가 보사를 물었지만, 어느 누구도 보사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이쯤되면 얼마나 용기있는 양심선언입니까? 보사를 ‘완전히’ 알지도 못하고, ‘완벽하게’ 시술할 수도 없으면서, 보사를 행하고 있는 체, 군림하는 한의학의 위선, 이제는 벗어야 하지 않을까요?

말씀대로, 한의학을 공부하려면 고전을 많이 읽어야하지요. 그런데 고전을 읽을 때는 반드시 현대적 해석이 필요합니다. <동의보감>이 기록하고 있는 ‘귀신을 보는 방법’이나 ‘질투하지 않게 하는 방법’,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 등도 문구 자체에 매몰되기 보다는, 시대와 문맥을 고려해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마찬가집니다. <상한론>이나 <금궤요락>을 거론하셨는데요. 그 고전을 인용해 국민에게 뜸의 사용을 금지하시려면, 당시의 뜸과 구당 뜸의 차이를 고려하셨어야만 했습니다.

구당의 뜸은 쌀알 반개 크기(半米粒大)의 직접구를 사용합니다. 뜸이 워낙 작습니다. 때문에 환자들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뜸이 타들어갈 때 뜨겁다기 보다는 아주 시원해합니다. 장진영씨도 그랬습니다. 환자가 시원하다는데 보사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덕분에 장진영씨는 구토와 어지러움증이 사라져, 쇼핑과 등산을 다시며 그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잘 이겨냈습니다.

치료 석달 만에 이뤄진 병원측의 정밀 검사결과, 복수가 모두 빠졌으며 복부와 임파선의 암전이가 사라지고 위장 내부도 깨끗해졌다는 판단을 장진영씨는 받아내게 된 것입니다. 장진영씨는 저와의 인터뷰에서 검진의로부터 “평생 1등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장진영씨가 질문의 의도를 묻자, 의사는 “2008년 저희 병원에서 치료받은 전체 암환자 중에 진영씨가 1등입니다”라고 축하해 주었다며, 너무도 행복해했습니다. 모든 임상자료는 원하시면 모두에게 공개해드릴 의사가 있으니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그러니 ‘구당이 마치 장진영씨를 꼬드겨 엉터리 치료를 하던 중,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취지의 여타 한의사님들의 악의적 주장을 원장님께서는 제발 반복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신상발언을 좀 하겠습니다. 의학전문 기자도 아니면서 한의사 분들의 전문적 영역을 주제넘게 거론하게 되어 저도 참 유감입니다. 전문기자들이 국민적 이해의 관점에서 침뜸에 대해 적극적으로 취재를 해줬다면, 감히 제가 나섰겠습니까? 누군가 해야겠기에 남들 처럼 지나치지 못하고 취재한 것 뿐입니다. 저 역시 제 전문 분야인 ‘삼성 X파일’ 보도와 같은 탐사 취재에 열중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구당을 개인적으로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는 '죽어도' 기자입니다.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단지 저는 국민을 위해 그의 의술이 검증받기를 원했습니다. 구당이 거짓이라면 눈물을 머금고 구당을 고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내부고발 전문가입니다. 오로지 국민만을 섬기지요. 반대로 그의 침뜸 치료법이 진정, 병원이 못고치는 환자들을 간단히 낫게 하는 엄청난 치료 효과가 있다면 어쩌지요? 모두가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보니 사실이었단 말이죠. 국가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며, 동서 의료계가 공동으로 침뜸 치료기전을 밝혀내 나아가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되는다는 생각에, 작정을 하고 책을 냈습니다. 병원 밖에서 죽어가는 국민들,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한의사분들이 침으로 화상의 고통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흉터까지 깨끗하게 없애주는, 구당의 화상침법을 폄훼하는 걸 들었습니다. 화상침이 원래 옛날부터 있었다나요? 그렇다면 한의사님들은 왜 그동안 화상침으로 화상환자들을 고통에서 구해주지 않으셨습니까? 불에 데어 울부짖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저는 너무도 고통스럽더군요. 간단히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죄였습니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아무 것도 해줄게 없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의사들을 정말 못봐주겠더군요. 일개 개인인 저도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한의사 선생님들은 참을 만 하시던가요? 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욕을 먹더라도 침뜸을 알리자고 책을 썼습니다. 물론 부족한 내용이 적지 않겠지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죄송하지만, 돈 없고 희망없이 고통받고 죽어가는 환자들을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선의로 받아들여 주시면 안되시겠던가요? 

사족입니다. 벌써 4년이 넘었군요. 대한한의사협회는 그동안 구당과 침뜸을 알리려고 뛰어다니는 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습니다. 2005년 가을, MBC 뉴스에 “전세계 침구사들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컨퍼런스를 했는데, 이들 침구사들은 한약을 안먹고도 침뜸만으로도 여러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한줄짜리 단신이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한의사협회가 MBC에 엄청난 압박을 가해왔고, 이익단체의 한마디에 벌벌떨던 회사 고위층은 저를 기사의 배후로 지목해 중징계인 감봉 처분을 내렸습니다. 억울했지만 늘상 겪어온 일이라, 달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의사협회는 얼마남지 않은 제 마지막 자신심까지 짓밟더군요. 그때 보았습니다. 한의사집단의 무서운 광기를. 그분들은 제가 구당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측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해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그 성명서를 근거로 도하 언론은 여기저기 악의적인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전 X파일 막으려고 삼성이 1조원에 달하는 돈 잔치를 벌일때도 한푼도 안받았구요, 심지어 태영에서 SBS를 그만 고발하라고 준 뇌물 핸드백도 되돌려준 '똘아이' 기자입니다.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최소한의 저항을 했고, 한의협은 고가의 변호사를 사서 막아 보았지만 결국 사법처리를  받은 사실, 혹시 잊지는 않으셨지요? 잘 아시겠지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죄가 무거워진답니다. 

주위 변호사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민사소송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돈 때문에 그런다고 말나올까봐 아예 생각도 못했지요. 그러니 듣기에 불편하고 보기에 화가 나도, 근거없는 말씀을 만들어 선의 마저 짓밟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국민들은 알고 계십니다. 왜 제가 불이익을 감내하며 침뜸 알리기에 나섰는지 말입니다. 2만명이 넘는 공룡 한의사 단체가 전들 왜 무섭지 않겠습니까? 다리가 떨리고 머리속이 하얗습니다. 다만 국민을 믿습니다. 국민은, 의료소비자들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랍니다. 

한의사 선생님들이 쫓아낸 구당 선생은 지금 미국에서 그토록 원했던 침뜸의 치료효과를 의학적으로 증명받고 있습니다. 구당의 평생 꿈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제도권은 단 한번도 구당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화상침을 알리려는 구당을 제도권 의사 선생님들은 대학도 안나온 무식한 노인네의 허풍이라며 눈길도 한번 주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서양의사들이 구당 침뜸의 치료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장진영씨 치료 과정에서 그녀가 인터뷰에서 밝혔 듯, 침뜸 만으로 암환자의 구토와 어지러움증이 없어지는 것이 실제로 입증됐으며, 암덩어리가 줄어드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온갖 난치병이 손쉽게 치료되는 경이적인 치료 효과를 보며 서양의 의학자들이 달려들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가슴이 아픕니다.

정확히 일년 전, 오늘이었습니다. 2008년 12월 24일, 장진영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전화 한 통이, 그날을 제 인생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위를 뒤덮고 있던 암세포가 이제 손가락 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다며, 장진영씨는 기쁨에 가득차 병원의 정밀 검사결과를 전해주었습니다. 사방에서 교회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혹시 잘못될까 가슴을 졸이며 기도하던 82일간의 임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구당도 기쁨에 겨워 눈물을 보였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내렸던 대학 병원은 그때까지 장진영씨가 침뜸 치료를 받고 있는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걸 모르니 그냥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없습니다. 아침에 동이 터오는 것이 기적이라구요? 아침은 누군가 밤새 지평선 끝에서 말을 달려왔기에 가능했던 필연의 결과입니다.

침뜸 치료를 병행하며 병원 치료를 더 받아서, 암을 1기 상태까지 개선시킨 뒤, 연예계 복귀를 위해 간단한 복강경 시술만으로 남은 암덩이를 제거하겠다던, 장진영씨의 희망에 찬 미소가 눈앞에 아른 거립니다. 미국 병원이었다면, 장진영씨의 침뜸 치료를 금지했을까요? 환자가 몸으로 아는데 과연 의사 자신이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금지할 수 있을까요? 무지한 병원이나 침뜸의 진실을 가로막고 있는 한의계나 마찬가집니다. 병원의 금지 탓에 침뜸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없었던 그녀는, 생에 대한 강한 의지와 가족들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제법 논리적으로 ‘전문적인’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드리려 했으나 실패했군요. 인정합니다.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다보니 이성적이기가 쉽지 않군요. 지난 몇 년동안 숱하게 영안실을 다니며 다짐했습니다.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은 막아야겠다구요.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사장 때도 그랬습니다. 침뜸으로 투병 생활의 활기를 되찾았던 정 사장은, 항암 치료 때문에 병원에 꼼짝없이 갇혀 더 이상 침뜸을 할 수 없게 되자,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침뜸을 하게 해달라며 울부짖다 갔습니다.

환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의사의 스승입니다.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환자들이 그만큼 좋으니까 찾는 거 아닙니까? 겁주지 마십시오. 매년 15만명에게 무료 뜸봉사를 해왔지만, 단한차례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구요? 과연 국민 누가 피해를 봤답니까? 단지 한의사님들의 심기가 불편하셨을 따름이지요. 병자를 치료해주던 손길들 128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끌려갔습니다. 한의사들의 고발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1280명이 자신도 잡아가라며  봉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사람을 사랑한 죄로 고발되어, 십자가의 길을 걸었던 예수라는 청년의 생일 전야에,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그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상기해봅니다.

어둠은 단 한번도 빛을 이긴 적이 없답니다. 그러니 막지 마십시오. 더 이상 고발하지 마십시오. 저는 침뜸을 알리겠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제 몸 속 기자의 피가 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군요. 단 한가지. 책값이 비싸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를 꼭 한번 빌려서라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말 만은 안할려고 했습니다. 구당 선생은 이제 몇일 뒤면 96세가 되는 노인 중에도 상노인입니다. 한의계의 대선배구요. 그러니 ‘무식하다’거나 ‘횡설수설한다’거나 하는 따위의 반말 찌거리는 함부로 하지 않으시면 좋지 않을가요? 혹시 대학 안나왔다고 그러시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욕합니다. 물론 원장님도 훌륭한 분이시겠지만, 제가 옆에서 보니 구당 선생은 원장님께 그런 멸시를 받을 만큼 대충 살아온 분이 아니더군요.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의사협회는 구당을 짓밟기 위해 온갖 모략을 벌여온 것을 저는 압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를 포함해 국민들이 그렇게 하시도록 순순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필요에 따라 존재하는 것입니다. 더이상 환자가 의사의 필요에 따라 존재하는 봉이 아니라는 사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성탄을 맞아 회심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2009년 12월 24일,
애틀란타에서 이상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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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구당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꼭 사 보겠습니다. 그 작은 움직임들이 정의를 살리는 길이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일이라 숨겨둔 가족사가 제게도 있습니다.
너무나 출중하고 인자 했으며 보살행을 실천한
딸 다섯 중에서 가장 미인이었고
가장 능력 있었던 세쨋딸 우리작은 언니!
유방암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모두가 포기한 마지막에야 기치료를 시작 했는데....
큰 장침 한대로 인해 극심했던 모든 통증에서 벗어나서
마지막 5개월은 통증없이 죽음을 준비하고
가족모두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것을 두고
고향사람들과 병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기적이라 말한답니다.

가장 큰 것은 가족들의 마지막까지 놓지않는
끝없는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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