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구호활동의 아쉬움...(퍼옴) 불교계의 중국 미얀마 .재해지원의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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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경희 작성일2008.06.04 조회3,199회 댓글0건본문
지난 5월의 잔혹한 자연재해들은 미얀마와 중국에서 22만명이 넘는 사망·실종자를 만들어내었다.* 이번 재해들은 8만명의 사망자를 내었던 2005년의 파키스탄 대지진보다 더 큰 피해이면서, 22만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2004년의 남아시아 쓰나미와도 맞먹는 피해규모였지만 불교계의 관심과 대응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여기서는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해봄으로써 불교계의 대처에 개선이 필요한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조계종과 천태종 등이 종단차원에서 애도문을 발표하고 피해국가의 대사관들에 재해성금을 전달해주었다.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대사관에 성금을 모아 보내는 일은 불교계가 자주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UN같은 국제기구나 서유럽과 북미의 정부들 그리고 주요한 국제구호NGO들은 대사관에 성금을 전달하는 방법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단위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의 주요한 국제구호단체들도 한국에 있는 피해국 대사관에다 직접 성금을 모아 보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현지 구호사업의 통로가 되어야 할 저개발국가들의 정부와 관료조직을 신뢰할 수 없는데서 기인한 것이다. 부패한 시스템으로 인해 구호금품들이 제대로 현장에 전달이 안 되는 사례들이 많아서 국제구호에 경험이 있는 조직들은 간접지원보다 직접구호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미얀마나 중국에서도 구호물자를 빼돌려지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불교계는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대사관이라는 루트를 활용함으로써 귀중한 성금들의 용처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불교계의 성금모금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역시 미얀마의 군사정부나 미얀마대사관에 다시 전달된다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재민들보다는 부패정부나 부패관료들의 배를 채우는 일에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불교계가 현지에서 구호사업을 직접 하기가 어렵다면 UN기구나 적십자 같은 여타 국제구호단체들을 통해 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좀 더 투명한 집행을 위해서라도 미얀마정부에 돈만 갖다 주는 지원방법은 피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두 번째, 이번 재해들이 가공할만한 규모의 재해들임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에 계속해서 ‘조계종긴급재난구호봉사대’를 파견하던 조계종단은 이번만은 특별한 직접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천태종 또한 지난 시기 긴급구호를 위해 ‘천태종재난구조봉사단’을 출범시켰음에도 금번에 이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 주요종단들이 전지구적 규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구호봉사단을 조직했음에도 정작 필요한 순간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나 중국 양쪽이 재해초기에 외국단체들의 지원에 부정적이었고 현장접근 또한 용이하지 않기에 그러한 여러 정황들을 고려한 판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주요종단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타종교의 구호조직들이나 국제구호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분쟁과 자연재해는 앞으로도 더욱더 빈발하여 긴급구호에 대한 욕구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교계의 준비정도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데다 정작 실전의 기회가 왔을 때조차 행동하지 않는 현재의 소극성은 불교계의 긴급구호능력의 발전을 전혀 담보할 수 없게 한다.
재해가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사정을 봐가면서 긴급구호를 진행한다면 앞으로 10년이 지나서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초보적인 긴급구호활동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불교계에서는 시행착오를 통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경험자를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성금전달만 할 것이 아니라 한명이라도 더 현장을 보고 오게 하는 것이 지금 당장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10년 후의 재해에는 불교가 제대로 구호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불교조직들이 더 이상 사회적 요청에 의해 마지못해 국제구호사업에 뛰어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어차피 할 수 밖에 없다면 제대로 해보기를 기대한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개념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천적으로도 이루어야 할 시점이다.
*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5월 16일 현재(16일 이후 공식집계 안됨) 사망 77,738명, 실종 55,917명, 중국에서는 5월 30일 현재 사망 68,858명 실종 18,618명로 집계되어 5월 한달 동안 22만명이 넘는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하였다.
** 연합뉴스 5월 14일 “미얀마 군사정부 구호식품 빼돌려...이재민에 썩은 쌀”
한국일보 5월 24일 “중국 강진, 구호품 빼돌리기 격분 유혈사태도”
*** 미얀마의 경우 한국기독교계에서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굿피플’, ‘그린닥터스’, ‘굿네이버스’ 등이 현지에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불교계에서는 ‘한국JTS’의 활동이 유일하다. 중국의 경우에도 기독교계에서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그린닥터스, 굿네이버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샘복지재단 등이 현장에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불교계에서는 아직 활동단체가 없다.
김동훈 xtopaz@hanmail.net
첫 번째, 조계종과 천태종 등이 종단차원에서 애도문을 발표하고 피해국가의 대사관들에 재해성금을 전달해주었다.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대사관에 성금을 모아 보내는 일은 불교계가 자주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UN같은 국제기구나 서유럽과 북미의 정부들 그리고 주요한 국제구호NGO들은 대사관에 성금을 전달하는 방법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단위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의 주요한 국제구호단체들도 한국에 있는 피해국 대사관에다 직접 성금을 모아 보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현지 구호사업의 통로가 되어야 할 저개발국가들의 정부와 관료조직을 신뢰할 수 없는데서 기인한 것이다. 부패한 시스템으로 인해 구호금품들이 제대로 현장에 전달이 안 되는 사례들이 많아서 국제구호에 경험이 있는 조직들은 간접지원보다 직접구호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미얀마나 중국에서도 구호물자를 빼돌려지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불교계는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대사관이라는 루트를 활용함으로써 귀중한 성금들의 용처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불교계의 성금모금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역시 미얀마의 군사정부나 미얀마대사관에 다시 전달된다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재민들보다는 부패정부나 부패관료들의 배를 채우는 일에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불교계가 현지에서 구호사업을 직접 하기가 어렵다면 UN기구나 적십자 같은 여타 국제구호단체들을 통해 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좀 더 투명한 집행을 위해서라도 미얀마정부에 돈만 갖다 주는 지원방법은 피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두 번째, 이번 재해들이 가공할만한 규모의 재해들임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에 계속해서 ‘조계종긴급재난구호봉사대’를 파견하던 조계종단은 이번만은 특별한 직접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천태종 또한 지난 시기 긴급구호를 위해 ‘천태종재난구조봉사단’을 출범시켰음에도 금번에 이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 주요종단들이 전지구적 규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구호봉사단을 조직했음에도 정작 필요한 순간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나 중국 양쪽이 재해초기에 외국단체들의 지원에 부정적이었고 현장접근 또한 용이하지 않기에 그러한 여러 정황들을 고려한 판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주요종단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타종교의 구호조직들이나 국제구호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분쟁과 자연재해는 앞으로도 더욱더 빈발하여 긴급구호에 대한 욕구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교계의 준비정도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데다 정작 실전의 기회가 왔을 때조차 행동하지 않는 현재의 소극성은 불교계의 긴급구호능력의 발전을 전혀 담보할 수 없게 한다.
재해가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사정을 봐가면서 긴급구호를 진행한다면 앞으로 10년이 지나서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초보적인 긴급구호활동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불교계에서는 시행착오를 통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경험자를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성금전달만 할 것이 아니라 한명이라도 더 현장을 보고 오게 하는 것이 지금 당장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10년 후의 재해에는 불교가 제대로 구호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불교조직들이 더 이상 사회적 요청에 의해 마지못해 국제구호사업에 뛰어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어차피 할 수 밖에 없다면 제대로 해보기를 기대한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개념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천적으로도 이루어야 할 시점이다.
*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5월 16일 현재(16일 이후 공식집계 안됨) 사망 77,738명, 실종 55,917명, 중국에서는 5월 30일 현재 사망 68,858명 실종 18,618명로 집계되어 5월 한달 동안 22만명이 넘는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하였다.
** 연합뉴스 5월 14일 “미얀마 군사정부 구호식품 빼돌려...이재민에 썩은 쌀”
한국일보 5월 24일 “중국 강진, 구호품 빼돌리기 격분 유혈사태도”
*** 미얀마의 경우 한국기독교계에서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굿피플’, ‘그린닥터스’, ‘굿네이버스’ 등이 현지에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불교계에서는 ‘한국JTS’의 활동이 유일하다. 중국의 경우에도 기독교계에서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그린닥터스, 굿네이버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샘복지재단 등이 현장에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불교계에서는 아직 활동단체가 없다.
김동훈 xtopa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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