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긴 글 2편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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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혜장 작성일2010.03.16 조회2,926회 댓글3건본문
출판사 문학의숲 '불타석가모니', '수심결' 출간준비
법정스님은 이달 말 출간할 예정이었던 '불타 석가모니', '수심결' 등 책 2권의 서문이 15일 공개됐다.
서문들은 간략하지만 출가수행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려 애썼던 법정스님의 평소 마음가짐이 잘 담겨있다. 법정스님은 두 서문에 모두 '2010년 봄 법정'이라고 썼다. 이글들은 법정스님이 와병 중에 간병인에게 구술해 쓴 것으로 생전에 남긴 마지막 글인 셈이라고 출판사 문학의숲 측은 전했다.
다음은 출판사 문학의숲이 공개한 두편의 서문 전문이다.
◇불타 석가모니 서문
나 자신 부처님 제자로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1계로서 살생금지를 받들며 살아왔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계율을 몰랐다면 얼마나 많은 허물을 지었겠는가.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거듭 형성되고 재결속될 수 있다. 출가해서 반세기 넘게 지금까지 부처님의 제자로서 살아온 것이 고마울 뿐이다.
불타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지닌 감화력으로 불타 사후 2,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삶의 기준이 없다면 아무렇게나 살아갈 것이다. 불타 석가모니는 우리 삶이 나아가야 할 기준이며 지향점이다. 여기 불타 전기로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와타나베 쇼코의 <불타 석가모니>를 새삼 재출간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2010년 봄
법 정
◇수심결 서문
인간의 업이란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한번 깨달았다고 해서 수백 생의 습이 사라지지 않는다. 깨달음은 수행으로 완성된다. 설령 이치로는 알았다 해도 실제 현상에서는 실천하지 못한다. 수행이란 '행行'이 그 근간이 되어야 한다.
역대 조사와 선지식들은 한결같이 깨달음과 함께 끝없는 수행으로 그 모범을 보인 까닭이 거기에 있다. 어느 누구도 한소식했다고 해서 막행막식莫行莫食을 한 예가 없다. 인과가 역연因果亦然한데, 한소식했다고 해서 놀아나서는 안 된다. 바르게 알아야 바르게 행할 수 있으며, 바른 행을 통해서 사람은 거듭 형성되어 나간다.
그 가르침에 있어서 깊은 호소력과 진실성을 담고 있는 보조 스님의 <수심결>은 불교 수행자들만이 아니라 진리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지침서가 될 뿐 아니라 우리 불교가 탄생시킨 뛰어난 경전이다.
2010년 봄
법 정
[ⓒ 판판뉴스(http://www.panpannews.com)/2010-03-15 오후 4:41:15]
댓글목록
윤제철님의 댓글
윤제철 작성일
법정스님의 글은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우리들 일상의 언어로 말씀하시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일상의 생각들을 속속들이 흔들어 깨우쳐 주십니다.
부처님 제자로 살아온 것이 고맙다는 말씀에 저희들은 부끄러운 전율을 느낍니다.
절에 가면 불전이나 놓고, 부처님께 빌고 빌어 고작 우리 자식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게 저희들 불심의 수준이 아니었습니까?
스님, 왜 조금더 우리 곁에 계시지 않으십니까?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떠나신 뒷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말문이 막힙니다.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기겠습니다.
인간의 업이란 한꺼번에 녹아내리는게
아니란 말씀
살아있는 동안 내려 놓지 않겠습니다.
이자옥님의 댓글
이자옥 작성일
불타 사후 2,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통해 늘어나고 있다는 이 사실보다 불타의 가르침의 수승함을 증명해 줄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난조우의 불법을 만난 우리 법우들은 행운아다. 法友들은 위 없고 티끌 없는 法雨를 마음껏 맞으며 수행에 힘쓸 일이다.
출가해서 반세기 넘게 부처님의 제자로서 살아온 것이 고마울 뿐이라 하신 법정스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재가자들의 수행자세를 다시금 가다듬게 하는 대목이다.
복에 겨워 곁에 계신 선지식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먼 길을 돌아돌아 겨우 제 집에 찾아온 탕자의 어리석음으로 가슴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