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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아서 (실크로드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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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연호 작성일2011.09.14 조회3,051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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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23일 출발 열흘간 실크로드를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선우”의 기획 상품 이었습니다. 제9회 대불련동문대회를 기분 좋게 참석하고서 떠난 답사의 길이라 아주 홀가분했습니다. 더구나 안동일 변호사와 전 강서구 청장 유영박사를 비롯한 일행 32명중 우리 대불련 동문이 8명이나 되어 애써 기념사진을 두 어판 찍었습니다. 그중 우루무치 2천 미터 고지의 天池에서 찰깍한 기종석 (건국대 고대 서양 철학사) 교수님의 작품사진을 올려 훌륭한 자료로 기리남기고자 합니다. (사무국에 보관요망)
 앞줄 왼쪽부터 이 사람에게 속아서 따라간 조정숙(경남지부), 최은희(부산지부), 구자옥 누님(경남지부), 이자옥 누님(서울지부) 등 4인과, 허태곤 옥복연 동문커플(서울지부), 필자, 성태용 교수(현 우리는 선우 이사장, 전 서울大佛 회장)           

  쉴 곳을 찾아서

 지난 8월말 무더위가 한풀 꺽인 일기였지만 중국 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가는 실크로드의 대지 열기는 살결을 바짝 태우는 듯 했습니다. 순 흙탕물인 위수강渭水江은 첩첩 겹겹인 산을 용케도 끼고돌며 진시황의 고향인 천수天水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수 십 개의 인공 굴로 통과된 고속도로위로 쭉 달려 가면되지만 그 옛날 상인들과 구도 승들은 그 험난한 산을 넘고 강을 어떻게 건너고 또 건넜을까 하는 그 지난한 여정이 아련히 그려졌습니다.
 천수와 난주를 지나자 자갈과 모래로 가득한 고비사막이 나타났습니다. 우리 한반도 크기의 두 배나 된다는 황망하고도 척박한 땅은 열사에 지평선만이 아롱아롱할 뿐 나무와 풀과 물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오직 저 멀리 기련 산맥에 묻어있는 만년설이 작열하는 열기를 순간 잊게 했습니다. 그 눈이 서서히 녹아 몇 천 킬로미터를 배여 내려와 오아시스를 이루고 강이 흐르는 곳에 도시와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게 했습니다. 물기는 생명의 모두 다란 것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고비사막의 풍경이었습니다.
 난주에서 두어 시간을 달려 황하의 상류를 막아 이룬 유가 댐으로 갔습니다. 병령사 석굴사원에를 가기위해서입니다. 석굴사원은 보트를 타고서 한 시간에 걸쳐 65킬로미터를 가야했습니다. 대충 어림짐작해도 제천 청풍호의 두 배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호수주변은 기막힌 협곡으로 대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호수의 물기가 닿은 곳을 제외하곤 풀 한포기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 붉은색의 맨살을 들어낸 메마르고 건조한 척박한 산악의 연출은 기기 묘 묘 했습니다.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중국의 그랜드캐넌 이라고 불러진다고 했습니다. 그 삭막한 협곡 한 곳에 병령사 석굴이 그림같이 펼쳐져있었습니다. 수와 당을 거쳐 청나라 대까지 일 천오백년 간에 조성된 2백 여 개의 석굴에 8백여 좌의 석불과 소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여러 석굴과 대불을 참배하고 댐으로 옮겨놓은 와불과 그 고장에서 수습된 유물의 보고인 미술관도 보았습니다. 많이 걷다보니 힘에 겨워 되돌아 나오려는데 계곡아래 4인용 전동오픈카가 협곡을 따라 10분상거의 티베트 사원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겨우 빠져가야 하는 미로나 다름없는 구곡양장의 길을 용케도 빠져 따라 갔습니다. 별로 볼 것이 없는 소박한 작은 사원이기는 했지만 무언가의 신선한 느낌이 와 닿았습니다. 아마도 너무도 척박한곳에 도란도란한 인기척이 느껴지는 오아시스의 느낌이주는 안식처였었기 때문이 아니라 싶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느끼고 알게 된 그 길이 바로 낙타에 짐을 싣고 걷고 또 걸었던 실크로드란 역사의 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산그늘과 나무그늘 한 점 없는 열사의 망망한 사막을 사흘 정도를 걸어야 겨우 만날 수 있는 물이 있고 그늘이 있는 오아시스의 쉴 곳. 여기에 장거리 상인과 천축(인도) 행 구법승을 맞이하기 위한 토굴과 식당, 주막집이 생겨났던 모양입니다. 밖은 아무리 더워도 석굴 속은 자연 냉방의 쾌적한 쉴 곳. 여기에서 진보한 것이 상인의 기복과 구법승의 신앙을 북돋우게 하는 석굴사원이 날로 번성 한 게 아닌가싶었습니다.
 유림석굴과 둔황의 막고굴, 화염산의 천불동이 모두 고비사막의 오아시스에 자리하고 있고 보면 그랬습니다. 바로 목숨을 이어주는 쉴 곳이었습니다. 종교는 편리에 앞서 편안하게 생명을 보듬아 주는 근본 생리이고 그렇습니다.
 당시 그 누구도 고비사막을 가로 질러 나간다는 것은 곧 죽음의 각오가 없인 결행하기 어려운 겁난 길이었습니다. 사막위에 흩어져 있는 인골을 안내 삼아 길을 찾았다는 오직 일념의 역대 중국과 한국의 구법승들의 여정이 하나 보태짐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실크로드의 길이었습니다.
 일천 삼백 여 년 전 장안을 출발 인도로 불법佛法의 서적을 구하려 사투를 다하며 길을 떠났던 현장법사님. 우리는 21세기 문명의 혜택으로 쉽사리 찾았지만 오직 목숨을 들어 구법의 일념으로 길을 재촉하다 물과 양식이 다 떨어져 죽음이 임박했을 무렵에 찾아들었음직한 다문다문한 오아시스의 석굴사원의 쉴 곳에서 그 위대한 체취를 느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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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성균(부경대75)님의 댓글

이성균(부경대75) 작성일

참으로 보람되고 추억에 남을 여행길이었겠습니다. 이사람도 같이 갔으면 너무나 좋았으련만, 참으로 부럽고 또 아쉽기도하네요.

최은희님의 댓글

최은희 작성일

김연호선배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지금도 실크로드의 여운이 남아 다음엔 나머지 가지 못한 길도 가고파요.이제 우리 동문들과 함께 갔으면 더 좋겠죠.부처님 만나기를 "참 행복"이에요.()

강손주님의 댓글

강손주 작성일

언제쯤 나도 동참 할 수 있을까? 따라가고 싶지만 언제나 밀리는 일감 때문에 방학중 하루도 쉴 날이없었지요.
하지만 김연호 선배님의 탁월한 글솜씨가 가본 듯하네요.
언제가 혼자라도 그 구도의 여정을 다녀 올랍니다.

김연호님의 댓글

김연호 작성일

이성균大士님, 강손주菩薩님! 우리 모두 대불련을 통하여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동지라는 생각을 늘상 갖게하는군요. 기쁘고 고맙습니다. 또한 그 귀한 시간을 내셔 소생의 졸고를 매번 읽고서 꼬박꼬박 댓글을 올려주셔 多謝多謝 합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서로간에 관심이고 사랑일진대 대불련과 법우에 대한 관심과 사랑 한시도 놓지말고 받은복 큰덕으로 회향합시다. "우리들의 가슴에 문신한 치열했던 대불련의 체험으로 더욱 멋지게 살아지길 또한 기원드리며." 

송영옥님의 댓글

송영옥 작성일

존경하는 김연호선배님과 동문선배님! 참으로 반갑고 멋지십니다. 실크로드!
동행하지는 못했지만 동행한 것만큼이나 탁월하신 작품으로 주시니 행복합니다.
특히 선배님께서 여행도중 수 차례의 특강을 해 주셔서 대불동문님뿐만이 아니라 동행하신 다른 분들께서도 행복한 추억과 뜻 깊은 길이 되셨다는 칭찬! 짝짝짝!
언젠가 선배님들과 함께 하실날을 기원합니다.
또한 이번 제9회 전국동문대회에서 김연호 선배님께서 직접 아침예불을 진행 해 주시면서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 된점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다른 행사시에도 선배님께서 진행하셨던 것처럼 예불을 진행하시는 것 대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눌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선배님! 그리고 동문님! 건강하시고 대불련총동문발전을 위한 공존의 장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멋진 체험으로 행복을 주신 선배님께 거듭 감사드리면서 .....
-경남지부- 송영옥 합장

조정숙님의 댓글

조정숙 작성일

바람,자유,삶의 비단자락을 다녀왔습니다,그것도 목청거사님의 줄봉사덕분에 감사드리며 기회가 닿느대로 다 같이 동참합시다

이자옥님의 댓글

이자옥 작성일

간다라 미술권으로 해서 파키스탄쪽 실크로드를 극적으로 다녀온 지 몇 년 지나면서 중국쪽 실크로드에 대한 동경이 숙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에 이어져 무리수였지만 시절인연이다 싶어 이번에 얼른 동참했지요. 게다가 '연호'아우님을 비롯하여 좋아하는 동문 선후배님들과 함께한 여행이어서 더욱 즐거웠어요. 첩첩산중 굽이굽이 위수의 흙탕물이 있는가 하면 물 한 모금, 그늘 한 자락 없는 열사의 고비사막을 하염없이 지나 만나는 오아시스의 푸르른 반가움, 명사산 고운 모래바람과 월하천의 오묘한 만남, 타는 듯한 화염산의 붉은 열기와 여러 석굴군에서 만나는 처절한 삶의 기원과 구도행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회가 되어 의미 있었습니다. 또한 여행 기간에 심심찮게 들려주던 성태용 교수님과 김연호님의 의식 있는 법음이 이번 여행을 더욱 값지게 하고, 오랫동안 멋진 기억으로 남게 할 것입니다. 언젠가 동문님들과도 멋진 추억 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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