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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 스님(홍익대 62) - '천년 선묵화 고희전' (10/16~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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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3.10.16 조회5,1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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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달마도는 달마대사를 모욕하는 작품이 대부분이죠"
"중이 그린다고 다 선화가 아닙니다. 달마도가 불교를 오도하고 혹세무민하는 부적으로
쓰이는 게 안타깝습니다."
 
속리산 달마선원(선문화예술원) 원장이신 대불련 동문 범주(70) 스님 (홍익대 62학번)이
오는 10월 16일∼22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천년 선묵화 고희전‘을 연다.
 
범주 스님은 요즈음의 선묵화 현실을 매섭게 비판했다. 묵과 붓을 통해 선(禪)으로 들어가는
길인 선묵화는 원래 수행과 포교의 수단인데 요즘은 손재주 있는 사람들이 그리는 그림으로
 여겨지거나 미신적인 기복 신앙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범주 스님은 "선묵은 선 수행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며,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일
수록 수행이 깊을수록 좋은 작품이 나온다"며 "그림만 잘 그린다고 선화가 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요즘 달마도를 그리는 사람이 많지만 수행을 안 하는 사람이 그리면 눈엔 예쁠지 몰라도
나쁜 기운, 탁한 기운이 깃든다. 지금은 이런 그림이 대부분이다"라고 했다.
 
수행의 뒷받침 없이 달마도를 그리는 건 달마대사를 모욕하는 것이자 불교의 정법이 아니라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희를 맞은 그가 전시회를 여는 것도 40여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선묵화를 알리고 개념을 정립할 필요를 느껴서다.
 
올바른 선묵화는 참된 수행과 실력이 어우러져야 가능하다. 어느 한 쪽이 모자라선 안 되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림의 기교보다는 수행이 훨씬 더 중요하다. 참선력과 명필(名筆) 단계를 넘어선
도필(道筆) 경지가 만나야 훌륭한 선묵이 나온다는 것이다.
 
범주 스님의 선화는 특별하다. 대대손손 많은 이들에게 선화의 밝은 기운을 전해주기 위해
작품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옻칠선묵'을 찾아냈다.
 
선묵으로 그린 뒤 옻칠을 하면 보존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옻칠은 방습, 방균, 방충
기능이 있고 전자파를 흡수할 뿐 아니라 원적외선도 방출한다고 한다.
 
그가 자신의 옻칠선화를 '천년선화'라 이름 붙인 것도 이런 이유다.
옻칠은 별도 건조실을 갖추고 습도도 정확히 맞춰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옻칠이 끝난
선묵에 옻으로 만든 천연물감으로 다시 작업해야만 다양한 색상의 선화가 탄생한다.
 
옻을 심하게 타는 그가 옻칠선묵을 개발하는 과정은 인욕(忍辱) 고행이었다. 망친 작품도
수백 점에 달한다.
전통 선묵과 전혀 다른 장르를 개척할 수 있었던 데는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
 
홍익대 서양화과 4학년 때 해인사에서 열린 대학생불교연합회 수련회에 갔다 발심(發心)을 해
2학기 등록금을 몽땅 털어 불교 서적을 사서 절로 들어갔다.
강화도 보문사에서 석 달간 공부한 뒤 얻은 결론은 이론보다는 실제로 수행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들어간 곳이 당시 최고 선지식의 한 명인 전강 스님(인천 용화선원) 문하다.
 
이후 10년간 그림을 비롯한 세속의 모든 걸 잊고 수행에 전념하다 '전공'을 살릴 생각으로 다시
 붓을 들었다. 이런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다.
 
"옻칠선묵은 천년만년 갈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서양화와 동양화가 만나 태어난 내 작품은 남들이
흉내를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어요."
 
이번 전시회에는 범주 스님의 옻칠선묵화 100여 점, 선묵화 30여 점, 소장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매일 저녁 7∼8시에는 육조사 선원장 현웅 스님이 현대인의 생활 속 깨달음을 위한 선 강좌를 연다.
 
  
'옻칠선묵 고희전' 여는 범주 스님

 

 
오는 16∼22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고희 기념 '천년 선묵화' 전을 여는 속리산
달마선원(선문화예술원) 원장 범주 스님이 옻칠선묵 기법으로 그린 달마도.
 
 
<연합뉴스 2013. 2013. 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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