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현 스님 - 수행에세이 출간 "추워도 향기를 팔지않는 매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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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선재 작성일2014.06.02 조회4,977회 댓글0건본문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저잣거리 전법사 법현스님 수행에세이 출간 | |
태고종 승려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삶 매화에 비유
각 종교계 대표들 ‘법현스님의 진면목 만나는 듯“ 상찬 |
저자거리 한 복판에서 홍(紅) 가사를 휘날리며 전법과 수행정진에 앞장서고 있는
법현스님. 그는 태고종 소속으로, 다른 어떤 스님들보다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주고 있다. 법현스님의 광폭 활동력으로 인해 교계에는 몇 가지 ‘우스갯소리’가
생겨나기도 했다. ‘어떤 불사현장이든 법현 스님이 나타나면 범(凡)불교 행사가
되고, 범(凡)종교 행사가 된다’는 말이다.
장맛 철에도 빨래 널 틈이 있다고 했던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스님이 어느
틈에 글을 써서 책을 냈다. 에세이집 같기도 하고, 칼럼집 같기도 하고, 자전적
수행기 같기도 한 이 책의 이름은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수행도
전법도 저잣거리에서〉(프로방스)이다.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법현 스님과 대학시절부터 인연을 갖고 있는 기자의
눈에는 이 제목이 법현 스님의 입장을 잘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태고종
소속 승려라는 신분으로 전법과 정진을 하는 것이 얼마나 춥고 힘들까,
하는 것과 아무리 추워도 태고법손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며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모습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에 비유한 것으로 다가온 것이다.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사진을 찍은 법현스님.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사진을 찍은 법현스님.
지난 2005년, 50여년 된 낡은 전통시장 건물 2층 일부를 세내어 ‘열린선원’이라는
이름의 수행, 전법도량을 내었을 때 많은 이들은 기대보다는 걱정을 앞세웠다.
강남의 번듯한 건물에 깃발을 꽂아도 될까 말까인데 뭐가 모자라서 이런 곳에
터를 잡느냐는 것, 조계종 승려도 어려운 저자거리 포교를 태고종 승려가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에 낡은 건물에 주차장도 없고, 허름한
창고같은 곳에 부처님을 모셨으니 절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는 것 등 주위의 걱정은
차라리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이런 우려와 걱정들을 정진과 수행으로 극복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명석한 판단에 난공불락 같았던 난관들은 하나하나 무너져갔다.
“꾸준히 인사하고 자료 나눠주고 교육을 시작한 이래 18번째의 교육생들을 배출해
정회원불자를 배출하고 19번째의 교육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50분 강의하고, 5
0분 명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각종 문화행사와 사회활동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 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법현 스님은 이 책을 엮으면서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이라고 이름
붙이고, 부제를 ‘수행도, 전법도 저자거리에서’라고 정했다. 평소에 잘 새겨보는
말씀인 상촌 신흠 선생의 7언 절구에서 가장 기개가 높아 보이는 구절을 따온 것이다.
이 책은 다섯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 ‘숨 쉬는 데에도 삼천 가지 품위가 들어
있다’는 출가수행자의 향기와 자세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둘째, ‘스님도 때를
미는가?’는 수행에 관련된 글들의 모음이다. 셋째, ‘목적이 있으면 죽음도 비껴간다’는
청소년을 위한 자기계발서 성격의 글 모음이고, 넷째, ‘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하여’는
사회적 소통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들을 묶었다. 다섯째,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은 불교와 사회적 메시지가 만나는 글들을 모았다.
책을 펼쳐 법현 스님의 혼과 정성이 깃든 글들을 읽어가노라니, 요즘 유행하는 힐링
서들과는 그 무게와 깊이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바르고 당당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법현 스님이 심혈을 기울인 이 책에 대해 각 종교계를 대표하는 거물들이 망설임 없이
추천의 글을 보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위원회 및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법현 스님과의 2008년 5월 순천 선암사에 만난 첫 인연담을 소개하면서 “역사, 불교
문화와 더불어 이웃종교인 천주교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열린 마음을 지녔던 스님”
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주교는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각박한 삶의 현장인
저잣거리 한 가운데서 수행하고 전법하는 스님의 모습이 엿보이는 줄거리들로 처음
부터 끝까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며 “범종교적인 지평을 지니고 살아가는
삶의 역동 속에서 비록 종단은 다르고 세대가 달라도 참 진리로 나아가는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고 상찬했다.
한신대학교 총장 채수일 목사는 “법현 스님은 자신의 종교와 신념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 이웃 종교를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는 물론 뛰어난 유머까지 두루 갖춘 분”이라며 “중국의 양개 선사(807-869)가 ‘수행자는 높은 이들에게 한없이 높고, 낮은 이들 앞에서 한없이 자기를 낮춰야 한다’고 가르친 것을 스스로 실천하시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채 총장은 이어 “그러나 법현 스님이 언제나 추위 한 가운데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가끔 따뜻한 온돌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빈둥거리기도 했으면 좋겠다”며 종교의 차이를 넘은 따뜻한 정을 드러냈다.
금전산 금둔사 석지허 스님은 “매화는 선비 기개요,수행자의 표상이며 그의 향기는 천지가 무너져도 불생불멸하는 영원한 실체이고 본질이라 팔고 살 수 없어 팔지 않는다 한 것이라 짐작한다”며 “수행도 전법도 저자거리에서’라는 부제는 참으로 위대한 사섭법의 실행으로 정한 곳이 없이 몸을 낮추는 보살의 헌신을 표방한 술어”라고 격찬했다.
지허 스님은 “법현 스님의 글은 언제 어디서나 자상하고 다정해 그의 글을 읽으면 꼭
지허 스님은 “법현 스님의 글은 언제 어디서나 자상하고 다정해 그의 글을 읽으면 꼭
시골집 사랑방에서 초저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를 듣는
것 같다”며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잠시 짙은 녹색의 4월 보리밭 들녘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듯하고, 아름드리 편백나무 굽이진 산길을 걸으며 숲에 밴 향 내음을
맡는 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출판사 : 프로방스 304쪽 15,000원
<미디어붓다 2014.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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