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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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8.12.27 조회3,600회 댓글0건본문
신 년 사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15만 대불련 동문을 비롯한 모든 불자와 사부대중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우리 한반도에 깃든 평화의 기운이 부처님의 큰 자비에 힘입어 통일과 번영이라는 열매를 맺게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기해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돼지는 인간과 매우 친근한 동물입니다. 우리 모두는 어릴 적에 크고 작은 돼지저금통에 동전과 용돈을 모으며 저축의 습관을 기르기도 했고, 실제로 돼지를 키워 학비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장사하는 집에는 수많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미 돼지 그림을 붙여 놓고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기도 했고, 돼지꿈을 꾸면 큰 복이 생긴다고 복권을 사는 것이 상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고사상에는 커다란 돼지머리를 올려야 그 격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돼지는 집안에 재물이나 복을 불러오는 영험한 동물입니다. 그렇지만 12동물 가운데 마지막으로 들어올 정도로 식탐과 욕심이 많고 게으른 동물로도 생각되기도 합니다.
우리 불자들에게 돼지는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猪八戒)로 인해 더욱 친근한 동물입니다.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천봉원수(天蓬元帥)라는 장군이었는데 여색과 술을 밝히다가 벌을 받아 지상으로 유배당해 돼지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역으로 불경을 얻기 위해 구법여행을 떠난 삼장법사는 먼저 손오공을 만나 제자로 삼고 이어서 지금의 티베트인 오사장국(烏斯藏國)의 고로장(高老莊)에서 돼지의 모습을 한 요괴를 사위로 맞아 곤란에 빠진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 요괴는 결국 손오공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두 번째 제자가 되니 그가 바로 저팔계입니다.
그 이름을 다시 보면 돼지 저(猪)에 불교의 육재일에 지켜야 하는 여덟 가지 계율을 의미하는 팔계(八戒)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니 욕심을 경계해서 해탈에 이른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저팔계의 법명이 오능(悟能) 즉 '능히 깨달아 알게 된다.'라는 뜻이니 공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손)오공(悟空), 청정한 진리를 깨닫는다는 (사)오정(悟浄)과 함께 불교의 실천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팔계가 주는 의미는 돼지처럼 탐욕에 빠지지 말고 감관을 잘 제어하여 능히 깨달음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또한 불교에서 해신장(亥神將)은 아미타불의 화신이라고 합니다. 아미타불은 돼지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의 모든 곳을 두루 살펴보고 그 사람의 근기와 능력에 따라 알맞은 수명과 생활 여건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또한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전(藥師殿)의 십이지신 탱화에 등장하는 해신(亥神)은 비갈라대장(毘乫羅大將)이라고 합니다. 비갈라대장은 가난하여 의복이 없는 이에게 옷을 전하는 선한 신이라고 합니다. 또 절에서 큰 행사를 할 때 잡귀의 침범을 막는 의미로 12방위에 십이지 번(幡)을 걸게 되는데 그중에 북서북 방향에 거는 번이 바로 해신(亥神)을 그린 번입니다. 올해는 이와 같은 해신장의 기운이 온 누리에 가득하여 우리나라의 국운이 융창하기를 기원합니다.
불자 여러분! 그리고 대불련 동문 여러분!
지난해 한국불교는 참으로 참담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나라의 종교인구가 줄어들고, 불자가 크게 감소하는 현실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더욱 암담할 것입니다. 이제 한국불교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세대 육성에 힘쓰고, 불제자로서 지켜야할 가치와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바른 믿음, 바른 실천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런 불자들이 가득한 이 땅에는 자비와 평화의 불국토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물론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밝은 지혜와 자비의 마음으로 새로운 한 해를 열어 가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불기2563(2019)년 元旦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총동문회장 백효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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