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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료실 무착선사에게 들려준 균제동자 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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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無碍옮김 작성일2007.05.29 조회6,977회 댓글0건

본문

面上無嗔供養具
口裡無嗔吐妙香

心裡無嗔是珍寶
無垢無染是眞常

얼굴에 성내는 모습이 없는 것이 공양구(공양의 도구)요,
입 안에 성내는 말이 없으면 아름다운 향기가 나온다.
마음 속에 성냄이 없는 것이 보배요,
더러움이 없고 오염되지 않은 것이 참되고 영원한 행복일세.  - (균제동자 게송)

만나서 대화하고 헤어진 노인이 문수보살임을 몰랐던 무착선사에게 들려준 문수보살의 시자(侍者)인 균제동자의 게송이다.

"아름다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변함없는 부처님 마음일세”로 의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항주의 무착 문희(無着文喜, 821~900) 선사는 일곱 살에 출가하여 항상 계율을 익히고 경학에 열중하였다. 뒤에 대자산의 성공(性空)선사를 만나 여러 지방의 다른 사찰들을 두루 참배할 것을 권유받았다. 그 말을 들은 무착은 곧바로 오대산으로 갔다. 오대산은 화엄도량이다. 화엄사의 금강굴에 이르러 한 노인이 소를 끌고 가기에 그를 따라 사찰에 들어갔다. 노인은 균제(均提)동자를 불러 소를 맡기고 무착선사를 데리고 절에 들어갔다. 무착선사가 보니 절의 건물들은 모두 금빛으로 되어 있었다.

노인은 무착선사와 마주 앉자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디에서 옵니까?” “남방에서 옵니다.” “남방의 불법(佛法)은 어떻습니까?” “말법의 비구들이 계율이나 조금 지키고 살아갑니다.” “대중들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혹 삼백 명도 되고 혹 오백 명도 됩니다.”

다시 무착선사가 노인에게 물었다.

“이곳의 불법은 어떻습니까?” “용과 뱀이 함께 있고 범부와 성인이 같이 삽니다(龍蛇混雜 凡聖同居).” “대중들은 얼마나 됩니까?” “전삼삼 후삼삼(前三三 後三三)입니다.”

노인은 균제동자를 불러 차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게 하였는데 무착은 그것을 먹고 마음이 환하게 열리고 상쾌해졌다. 노인은 다시 보석으로 된 찻잔을 들고 물었다. “남방에도 이러한 것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평소에 무엇으로 차를 마십니까?” 그러나 무착선사는 대답이 없었다.

무착선사는 날이 저물고 하여 노인에게 물었다.
“하룻밤을 투숙하고 싶은데 되겠습니까?”
“그대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투숙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집착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대는 일찍이 계(戒)를 받았는가?” “계를 받은 지는 오래입니다.”
“그대에게 만약 집착하는 마음이 없다면 왜 계를 받았는가?”

노인은 균제(均提)동자에게 무착선사를 전송하게 하였다.
무착선사가 균제(均提)동자에게 물었다. “전삼삼 후삼삼이 얼마나 되는가?”
그러자 균제(均提)동자가 “스님”하고 불렀다.  무착선사가 “왜 그러느냐?”하고 대답하였다.
균제동자가 “이것이 얼마나 됩니까?” 무착선사에게 다시 물었다.
무착선사가 “여기가 어디인가?”라고 물으니  균제동자는 “여기는 금강굴 반야사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무착선사는 후회하였다. 그 노인이 문수보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다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균제(均提)동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한 말씀 가르침이 있기를 빌었다. 그 때 균제(均提)동자가 들려준 게송이다.
말이 끝나자 균제동자도 절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다만 오색구름 가운데 문수보살이 금빛 사자를 타고 노닐었는데 홀연히 흰 구름이 동쪽에서 와서 감싸 버리고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일로 인하여 무착선사는 오대산에서 주석(住錫)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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